"달러 강세·엔화 약세로 분위기 반전은 역부족"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를 기점으로 엔화 강세가 크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엔화가 올해 달러대비 가치가 18% 오르면서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독보적인 상승세를 자랑했으나, FOMC 회의 결과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문가들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BOJ가 이번 회의를 마친 후 내놓을 조치로 크게 두 가지를 예상하고 있다. 하나는 역(逆)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일본 장단기 국채의 금리 격차를 확대하거나, 다른 하나는 현재 마이너스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이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오를 확률을 단 12%로만 반영하고 있지만, 12월 인상 가능성은 55%로 이전보다 높게 잡고 있다.
어떤 상황이 나오든 전부 엔화 가치를 끌어내릴 재료라는 분석이다. BOJ 회의 결과는 한국시각 기준 21일 오후 12시에 발표되며, FOMC 회의 결과는 그 다음날 새벽 3시에 공개된다.
미국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확률(파란색)과 달러/엔(흰색) 추이. 금리인상 확률이 높아질 수록 달러/엔이 상승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캐나다 임페리얼 상업은행의 제레미 스트레치 외환 전략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BOJ 회의가 발표된 후 24시간 동안 달러/엔 거래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BOJ가 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은 낮고, 연준의 행보에 아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엔화 값 하락을 점치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엔화 값은 앞서 2개월간 진행했던 상승세를 접고, 지난 8월 한 달 동안 1.3% 하락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연내 금리인상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다음부터 엔화 강세가 부쩍 주춤해졌다.
다만 이번 회의 결과만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아예 대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의 사토 신스케 외환 트레이딩 그룹 부문 책임자는 "(엔화 가치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라며 "연준의 금리인상이 올해 한 차례에 그친다면 달러 강세가 다시 돌아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출지 여부와는 상관 없이, 일본 장단기 국채의 금리 격차가 커지는 것 만으로는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부족하다"고 말했다.
제레미 스트레치는 "BOJ가 현재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에서 더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이것만으로 엔화 약세를 이끄는 것은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회의 발표 이후 엔화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통화옵션 시장에서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증가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엔화를 순매수하는 계약은 지난주 5만6846개로 집계되면서 앞서 최고치였던 지난 4월의 7만1870개에 좀더 근접하게 올라섰다.
웰스파고증권의 에릭 빌로리아 외환 전략가는 "올해 엔화는 BOJ가 완화책을 내놓았는데도 강세를 보였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서 60명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전보다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나왔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연말 달러/엔 전망치 중간값은 105엔으로 집계돼, 지난 1월 조사치였던 125엔에서 하락했다.
<자료=로이터폴, 뉴스핌>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