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미국 고용지표 결정적 변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인상 발언에 투자자들의 시선은 달러화가 아닌 엔화에 집중됐다.
엔화 롱포지션을 구축한 트레이더들이 특히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얘기다.
일본 엔화 <출처=블룸버그> |
옐런 의장의 발언이 엔화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일본은행(BOJ) 정책자들에게 때 아닌 돌파구를 제공한 한편 외환시장의 트레이더들을 비상 사태에 빠뜨린 셈이다.
지난 주말 잭슨홀 미팅에서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가운데 29일(현지시각) 달러 인덱스는 0.2% 내외에서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날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 초반 0.5% 가량 하락한 뒤 낙폭을 0.1% 선으로 좁혔다. 하지만 지난 26일 101.8엔 선에서 움직였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102.34엔까지 상승했고, 최근 3일 사이 상승폭이 장중 기준 1.8%에 달했다.
엔화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조짐이 포착될 경우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에 대대적인 변경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내달 2일 발표되는 8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질 경우 엔화 환율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엔화는 연초 이후 18%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BOJ의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른 결과다.
통화정책 카드가 거의 소진됐다는 판단을 내린 트레이더들은 엔화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롱포지션을 적극 구축했다.
심지어 잭슨홀 미팅에 앞서 연준 정책자들의 매파 발언이 쏟아졌던 시점에도 일부 헤지펀드를 포함한 레버리지 펀드가 엔화 상승 베팅을 확대한 것으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통해 확인됐다.
케이 밴 피터슨 삭소은행 매크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엔화 상승 포지션이 외환시장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9월 혹은 연내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질수록 엔화 상승 포지션 청산이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 경우 엔/달러 환율이 9월 하순 105엔 선까지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상반되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일본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지극히 제한적인 데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국내외 변수에 의해 불발될 여지가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앤드류 스콧 전략가는 “엔화 롱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이 이뤄지려면 연내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70%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툴 코테차 바클레이즈 외환 전략가 역시 “잭슨홀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에도 엔화 상승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연말 엔/달러 환율은 87엔 선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게 상반되는 시장 전망으로 인해 트레이더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한편 내달 연준 통화정책 회의는 20~21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