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디자이너 협업으로 'SPA=저가' 공식 떼어내며 꾸준한 인기
[뉴스핌=전지현 기자] SPA브랜드 유니클로가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선보이는 '이색 컬래버레이션(협업) 시리즈' 제품이 눈길을 모은다. 올해로 8년차에 접어든 컬래버레이션 시리즈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으로 상품을 내놓는 유니클로만의 강점 마케팅. 저가를 유지하면서도 디자이너 작품이라는 상징성으로 'SPA=저가' 공식마저 떼어내며 고객인기가 꾸준하다.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단일브랜드로 국내 최초 1조 매출을 달성한 유니클로 성장배경으로 다양한 디자이너 협업 제품이 꼽히고 있다. 올해로 7년차를 맞은 이 시리즈는 일년에 몇 차례 프로젝트성으로 진행되는 경쟁브랜드 컬래버레이션과 달리 1년 내내 출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유니클로.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총괄한 2016 ‘FW Uniqlo U’ 콜렉션> |
유니클로의 디자이너 협업 시작은 지난 2009년 10월. 유니클로는 ‘질 샌더(Jil Sander)’와 ‘플러스 제이(+J)’ 프로젝트를 론칭하며 ‘플러스 제이 콜렉션’을 선보였다. 질샌더는 순수한 형태를 추구하면서도 최고급 소재로 디자인을 완성해온 디자이너로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손꼽히는 인물.
당시 패션업계에서는 SPA브랜드가 2000년대 초 미니멀리즘을 이끈 독일 대표 여성 디자이너 ‘질 샌더’와 협업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유니클로는 질샌더와의 협업으로 SPA브랜드도 고급 품질의 '한정상품'을 생산한다는 이미지를 갖는데 더해 패션계에서 성공한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명예도 얻는다.
이후에도 유니클로는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시즌부터는 프랑스 패션 아이콘 및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했다. 이중 작년 가을·겨울과 올해 봄·여름 시즌에 선보인 ‘유니클로 앤드 르메르(UNIQLO AND LEMAIRE)’ 컬래버레이션 콜렉션은 결정 발표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대표라인.
에르메스 및 라코스테 전 여성복 디렉터 ‘크리스토퍼 르메르(Christophe Lemaire)’와 ‘사라-린 트랜(Sarah-Lihn Tran)’이 이끄는 브랜드 ‘르메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지난해 10월 출시 당일, 주요 매장 오픈 전부터 총 1000명 이상 인원이 대기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오전 8시부터 판매를 시작한 온라인스토어에서는 오픈 3분만에 품절 상품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1시간 이내에 다수 품목이 완판됐다. 이후 반나절 만에 온라인스토어 전체 여성 상품 종류의 2/3, 남성 상품 종류 1/3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모두 품절됐다.
인기에 힘입어 유니클로는 지난 6월 크리스토퍼 르메르를 유니클로 파리 R&D 센터의 ‘아티스틱 디렉터(Artistic Director)’로 임명했다. 오는 10월7일에는 그의 지휘아래 기획된 신규 디자인 제품 ‘유니클로 유(UNIQLO U)’ 콜렉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8월 유니클로는 월트디즈니컴퍼니(Walt Disney Company, 이하 디즈니)와의 글로벌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인 ‘매직 포 올(MAGIC FOR ALL)’을 출범했다. 다른 패션 브랜드에서는 선보이지 않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라인업과 협업 이벤트 전개를 위해서다.
그 결과, 올해 남성, 여성 및 키즈·베이비 등 전 연령대를 위한 ‘미키마우스(Mickey Mouse)’,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및 ‘픽사(Pixar)’ 등 디즈니 캐릭터 활용 상품들이 탄생됐다.
이 밖에도 ‘이네스 드 라 프레상쥬(Ines de la Fressange)’ 협업 역시 유니클로의 대표 컬래버레이션 콜렉션으로 소비자 요청과 인기에 지난 2014년 S/S 시즌 시작 후 총 6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고객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인물, 패션 브랜드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만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래픽 티셔츠 ‘UT 라인업’의 경우 올해 2월 기준 디자인이 1000여가지에 달한다"며 "소비자들이 옷이 아닌 ‘입는 사람’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디자인을 선택하도록 앞으로도 컬래버레이션 콜렉션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SPA브랜드뿐만 아니라 패션업계에 컬래버레이션 바람이 부는 추세"라며 "저렴한 가격에 품질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국내 패션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한 유니클로가 디자인 협업브랜드 대명사로 자리잡으며 성장을 주도한 것이 최근 패션업계에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