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르포로 나진항 등 중국·러시아 접경지역 분위기 전달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의 잇단 핵실험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나선특구)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어 제재조치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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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른 북한의 경제 고립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나선특구)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 제재조치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13일 평양에 지국을 둔 미국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월22일 나선항 부두의 모습.<사진=AP/뉴시스> |
평양에 지국을 두고 있는 미국 AP통신은 13일 '무역 특구의 북적임이 대북제재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기사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직전에 방문한 나선 특구의 분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통신은 "중국·러시아와의 접경지역에는 관광호텔이 건설중이고, 석탄 더미가 상하이로의 선적을 기다리고 있으며, 시장에는 미키마우스 신발부터 말린 키위까지 상품이 넘쳐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P는 취재에 응한 북한 무역담당자는 대북제재 이후 북한과 거래하는 데 따른 이미지 악화 우려로 북한 해외 사업의 확장세는 크게 둔화됐다고 인정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덕분에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북한의 국민총생산(GNP)이 적은 수준이나마 증가세를 보이고, 시장에는 더 많은 상품이 유통되며, 거리에는 택시를 비롯한 더 많은 차량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러시아 측이 사용하고 있는 나진항 3호 부두의 경우 AP가 3년 전 방문했을 때는 거의 버려진 것처럼 보였으나 지금은 러시아 열차로 들어와 러시아 또는 중국으로 옮겨질 시베리아 석탄이 높이 쌓여있었다고 전했다.
나진항 관리자는 "시베리아 하산과 나진항을 잇는 철로가 2014년 개통된 이후 철로를 통한 수송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올해 이곳을 통해 유통될 석탄은 약 100만t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보다 30만t 늘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러시아가 이곳을 통해 중국 등으로 석탄을 이송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데다 다른 경로나 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나선특구 관계자는 특구에 새로 들어선 기업이 지난 5년간 70곳에서 지난해 0곳으로 급감했다고 밝혔으며, 1973년 문을 연 승리화학공장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선특구의 생활 수준은 개선되고 있다. 최근까지 척박했던 나선특구 메인 거리에는 새로운 호텔들이 건설되고 있으며, 주거지도 쾌적해지고 있다고 AP는 소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