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카드 여러 장 보유 싫증…모바일 결제 보편화
HSBC·SC 애플페이 제휴…혜택 한 곳에 모아 제공
[뉴스핌= 이홍규 기자] 온라인과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아시아 신용 카드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시아인의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모바일결제 이용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객 대부분이 여러 장의 카드를 보유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업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19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리테일뱅킹리서치(RBR)를 인용, 아시아 지역의 카드 한 장 당 결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나 전 세계 증가율의 2배에 달했지만 카드 발급 건수는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 신용카드 한 장 당 결제 금액 증가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RBR> |
소비자들이 여러 장의 카드를 보유하는 것에 싫증을 느끼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가 등장하며 이런 흐름이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언스트앤영의 키스 포그슨 선임 파트너는 "이제 실전은 하나의 카드를 결제 플랫폼에 두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일단 사용할 카드 개수를 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데 이것이 은행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카드 줄이고, 혜택은 한곳에
은행들은 카드 발행을 늘리던 전략에서 발행량을 줄이고 온라인 결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한 카드에 여러 혜택을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 중이다. 예를 들면 항공사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 특정 혜택을 제공하거나 디지털 기능을 내세우는 식이다.
지역별 신용 카드 거래액 연도별 그래프 (파란색) 아시아 태평양 (분홍색) 아태 외 지역 <자료=블룸버그통신, RBR> |
아시아 지역이 전체 소비자금융 사업부 이익의 20%를 차지하는 시티그룹은 카드 상품을 270개에서 100개로 줄였다. 시티그룹의 세르지오 자나티 아시아 태평양 카드-개인대출 사업부 사장은 "덕분에 지난해 아시아 지역 소비자금융 운영비용의 12%를 감소시킨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HSBC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애플페이 제휴 홍보에 나섰다. 지난 3개월 간 HSBC의 모바일뱅킹 사용자 수는 무려 50%나 증가했는데, 앞으로는 애플페이로 증가세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세븐 일레븐과 같은 제휴 업체에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즉시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온라인 결제↑= 수수료+이자소득↑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초 홍콩에서 애플페이와 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새로운 신용카드 발급 신청이 1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C의 카렌 포셋 소매금융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카드 발행이 적을 수록 회사 뿐만 아니라 고객의 실수도 적어지고 위험도 그만큼 낮아진다"며 "이는 비용도 줄여준다"고 말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개리 응 금융 전문가는 "대형 은행들이 온라인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결제 방식이 현금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할 수록, 은행들은 수수료와 이자 소득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