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증시 PER 25.7배…세계에서 가장 비싸
[뉴스핌= 이홍규 기자] 선강퉁(중국 선전과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시행으로 '뉴 차이나'에 대한 투자 기회가 열렸지만, 이를 투자처로 삼기엔 평가 수준이 너무 비싸 투자자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18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전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은 25.7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과거 일년 기준 상장 기업의 PER 중간값은 67배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에서 예상 PER이 20배를 웃도는 곳은 선전과 뉴질랜드 두 곳 뿐이다.
이처럼 선전 증시의 몸값이 비싸진 데는 중국의 경제 체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면서 헬스케어, 기술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선전 증시에는 주로 IT, 헬스케어, 소비재 등 뉴차이나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투자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상하이증시가 선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긴 하지만, 상하이에는 부실 위험이 높은 은행, 광산, 국영 제조업체가 대거 상장해있다. 반대로 선전증시는 성장 기대감이 높지만 주가가 비싸다.
물론 기업 성장 기대감을 감안하면 현재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킨저 라우 주식 전략 부서장은 "뉴차이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면서 선전 증시 기업의 "연간 이익 증가율 25%를 고려하면 전체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은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상하이 증시 기업들이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선전 증시의 매력이 부각된다고 전했다.
실제 상하이 증시의 10대 대형 은행들은 전체 시가 총액의 5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시총이 제일 작은 은행은 선전 증시 시총 1위 기업과 비슷한 규모를 자랑한다. 만약 당국이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을 단행해 주주들에 피해를 줄 경우, 상하이증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신문은 선전 역시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올드 차이나로 대표되는 제조업, 건설, 인프라 부문의 구조개혁이 가속화될 수록 뉴 차이나 관련 기업은 당국의 조명을 받기 때문이다.
신문은 위안화 가치가 중국 경제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척도라고 분석했다. 만일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자금 흐름은 수출에서 수입 업체로 또 생산에서 소비 분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