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 및 글로벌 경기 둔화 단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온건한 정책 기조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바닥권에 머무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이 올들어 국채를 역대 최대 규모로 팔아치웠다.
중국이 대규모 자본 유출에 따른 위안화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 내 달러화 자산을 대량 매도한 데 이어 이와 흡사한 움직임이 선진국과 신흥국 전반에 확산됐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순매도 규모가 192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78년 재무부가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 830억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한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 매도 속도를 더욱 가속화한 셈이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미국 장단기 국채 매도가 기록적인 규모”라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민간 금융회사들이 미국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움직임과 상반된 것이다.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 규모가 13조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미국 국채는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을 앞세워 민간 투자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초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34%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운 뒤 반등했으나 여전히 1.6% 내외에서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과 달리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를 대량 팔아치운 것은 환율 방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도해 현금 자산을 확보한 뒤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할 때 시장 개입에 나서기 위한 대응이라는 얘기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과 브라질, 캄보디아 그리고 유로존 회원국인 프랑스까지 흡사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판단했다.
이와 함께 주요국의 미국 국채 매도는 글로벌 경제 부진을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 유가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상황인 데다 중국의 경제 둔화와 일부 통화의 평가절하가 일제히 글로벌 경제 성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