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총재는 완수 불가능한 직업"
[뉴스핌= 이홍규 기자] 다음 달 퇴임을 앞둔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임기 중에 자신이 설정한 목표의 대부분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중앙은행 총재의 소임은 원래 완수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해 여운을 남겼다.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11일 라구람 라잔 총재는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제와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실시했던 개혁들을 언급하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일들이 일부 남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의 90%~95%는 끝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총재 직을 맡았을 때 당장의 목표는 경제의 안정이었고 이후에는 탄력적인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개혁을 단행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는 인도가 '취약 5개국(Fragile Five)'중 하나였고 루피화에 대한 전망은 매일 악화됐다. 취약 5개국은 자본 유출에 취약한 5개의 신흥국을 가리킨다. 인도 외에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가 포함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라잔 총재는 인도의 물가와 루피화 가치 안정 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부실 채권을 줄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양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최근 인도준비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했음에도 기준금리를 6.50%로 동결했다.
라잔 총재는 "나는 원래 교수이고, 지금 직책이 부업"이라며 "한번도 직업 관료나 테크로크라트(기술 관료)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총재직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후회가 없다"며 "중앙은행 총재는 결코 임무를 완성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묘사했다. 아직 라잔 총재의 후임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