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입 이틀만에 목표치 미달..장기물 금리 사상 최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영란은행(BOE)이 새로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불과 이틀 만에 목표 미달 사태가 발생해 주목된다.
보험사와 연금 펀드 등 장기물 채권을 대량 보유한 금융회사들이 물량을 내놓지 않으면서 BOE가 자산 매입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
영란은행 <사진=블룸버그통신> |
투자자들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이 앞으로 난항을 맞을 것이라는 조기 경고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BOE는 이날 11억7000만파운드 규모로 장기물 국채를 사들일 계획이었으나 실제 매입 규모는 11억1800만파운드에 그쳤다.
앞으로 6개월간 자산 매입을 435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뒤 본격적인 ‘사자’에 나선 지 불과 이틀만에 벌어진 일이다.
정책자들은 자산 매입 목표를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1.362%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낙폭을5bp로 축소하며 1.39%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수익률도 0.56%까지 떨어졌다.
물량 부족으로 인해 이날 BOE는 장기물 채권을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값에 사들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BOE의 자산 매입은 앞으로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왜곡 역시 점차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이슨 심슨 소시에테 제네랄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장기물 채권을 내놓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자산 매입이 시행 이틀 만에 문제에 부딪힌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툴 파텔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 채권 헤드 역시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이날 목표액 미달은 QE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