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업 이런다이 시가총액, P2P 원조 렌딩클럽 추월 임박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온라인 대출 업체 이런다이(宜人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실대출 논란으로 주춤하고 있는 글로벌 P2P 원조 렌딩클럽의 왕좌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온라인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P2P 대출 기업 이런다이의 주가가 지난 6개월 간 256% 넘게 급등했다. 지난 2월 3.35달러까지 떨어졌던 이런다이의 주가는 1일 장중 29.8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이런다이의 이날 시가총액은 16억56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얼마전 부실대출로 곤혹을 치른 글로벌 P2P 대출 선두기업 렌딩클럽의 시총 17억3400만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국 온라인 대출 시장 선두 업체 중 하나인 이런다이는 지난해 12월 중국 P2P 대출 업체로는 처음 미국 뉴욕 증시에 안착했다. 발행 첫날 이런다이의 시가총액은 5억8500만달러를 돌파했다.
증시 입성의 기쁨도 잠시, 이런다이의 주가는 3개월만에 70% 넘게 폭락했다. 당국의 P2P 규제와 중국 온라인 대출 시장 버블 논란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당시 중국 온라인 대출 대표주 이런다이의 주가 폭락은 중국 P2P 시장의 전반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중국의 P2P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동시에 중국 당국의 P2P 규제가 부실기업을 퇴출시키는 방향으로 수렴되면서 이런다이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온라인 P2P전문 포털 왕다이즈쟈(網貸之家)에 따르면, 지난 1~7월 중국의 P2P 온라인 대출 누적 거래규모는 1조252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68배 급증했다. 7개월 기준 온라인 대출 거래량이 1조위안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사상 첫 거래량 2000억위안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내 영업중인 P2P 업체 숫자는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7월 신규 P2P 대출 업체수가 전년동기대비 80% 넘게 줄어든 가운데 68개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 된 탓이다. 이로써 7월말 기준 현재 중국에서 영업중인 P2P 대출 업체의 수는 지난 6월보다 2.89% 감소한 2281개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중국 인민은행의 마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P2P 부실업체 퇴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주동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청산절차에 돌입하거나 영업을 잠정 중단한 중국 P2P 업체의 수는 1879곳에 달한다.
앞서 지난 4월 14일 중국 국무원은 산하 14개 부서에 부실 업체 퇴출을 골자로 한 P2P 시장 구조조정 마스터 플랜을 하달했다. 7월 말까지 부실 기업 조사 및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11월 말까지 본격적인 퇴출 작업을 진행, 이듬해 1월 결과를 보고하라는 것. 이에 각급 부서의 P2P 시장 옥죄기가 본격화되면서 업체들의 자발적인 퇴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소 부실업체들의 시장 퇴출은 이런다이와 같은 대형업체들에게는 호재다. P2P 대출 거래량이 상위권 기업에 쏠리는 동시에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더 많은 수요가 시장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다이의 주가가 6개월째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이런다이 측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공개한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누적 대출 규모가 24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한 5억5500만위안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55% 급증한 1억30만위안을 나타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런다이의 주가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다이의 성장을 신용 질이 낮은 대출이 견인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작년 회사 전체 대출 중 신용도가 가장 낮은 대출의 비중은 90%에 달했다. 단기 연체율은 작년 12월 1.3%에서 올해 3월 1.8%로 0.5%포인트 상승했다.
2일(현지시간) 이런다이의 주가는 전날 급등에 따른 되돌림 압력이 나타나면서 10% 넘게 하락, 전날의 상승분은 모두 반납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