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불황 속 적자 지속하는 ‘몽벨’ 지속vs철수 ‘관심’
[뉴스핌=전지현 기자] LS네트웍스가 스포츠브랜드 '스케쳐스'를 떼어내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전개될 브랜드사업 정리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68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LS네트웍스가 전사적인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패션브랜드사업정리에도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아웃도어업계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LS네트웍스가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 사업을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상사 전문기업 LS네트웍스는 지난달 27일 신발브랜드 스케쳐스 사업부를 물적방식으로 분할하며 브랜드 정리에 나섰다. 스케쳐스의 비상장법인명은 '스케쳐스코리아'로 오는 9월1일 별도법인으로 신설된다.
<사진=LS네트웍스> |
LS네트웍스는 지난 2008년 미국 스케쳐스와 15년간 국내 독점 판매 및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스케쳐스의 지난 3년간 매출은 2013년 563억원, 2014년 832억원, 2015년 792억원으로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LS네트웍스의 브랜드 전체 매출 397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일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그동안 프로스펙스, 스케쳐스 등 두개 스포츠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다 보니 외형이 작은 스케쳐스에 지원을 많이 못했다"며 "중복된 사업을 정리하고 스케쳐스가 독자적으로 성장할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LS네트웍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LS네트웍스는 몸집 줄이기에 나선 만큼 저수익 비핵심사업을 정리,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684억원과 당기순손실 72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브랜드부문 영업손실은 스포츠용품과 의류시장 침체로 2014년 115억원에 이어 지난해 263억원을 기록하며 하향추세다.
따라서 스포츠브랜드와 아웃도어브랜드로 나눠 ‘프로스펙스’와 ‘스케쳐스’, ‘몽벨’과 ‘잭울프스킨’을 전개하던 LS네트웍스는 지난 4월, 아웃도어시장 부진 속에서 적자폭이 확대됐던 '잭울프스킨' 브랜드 철수시킨 바 있다.
이번 분할로 패션업계는 스포츠브랜드 정리수순을 마친 LS네트웍스의 다음단계로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을 조심스레 점치는 중이다. 주력브랜드인 '프로스펙스'의 지난해 매출은 2340억원으로 브랜드 사업 총 매출 8101억원 중 약 30%를 차지할 만큼 핵심브랜드인 반면 LS네트웍스의 아웃도어브랜드 '몽벨'은 지난 2008년 인수이후 실적이 녹록치 않아서다.
몽벨 매출은 지난해 71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 750억원, 2013년 820억원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현재까지 적자폭도 확대되는 중이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LS네트웍스는 스케쳐스처럼 브랜드사업부를 분할할 경우, 비용구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된다”며 “그러나 몽벨은 현재 수익성이 나쁘지만 사업 지속여부를 두고 지켜보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국내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중단하는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시장이 재편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그 기회가 올 때까지 몽벨이 잘 버틸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자 일부 업체들이 운영 중이던 브랜드를 철수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9월 아웃도어 브랜드 '휠라 아웃도어'를 시장 진출 5년 만에 철수했고 패션그룹형지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의 오프라인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온라인 위주로 유통채널을 바꿨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2013년부터 수입 판매하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 사업을 중단했다.
다만, LS네트웍스가 몽벨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는 긍정론도 있다. 최근 대세 배우인 박보검을 모델로 내세운 것도 기존 ‘올드’한 이미지를 버리려는 시도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몽벨은 겨울철 다운재킷을 제외하면 그 외의 계절에 존재감이 없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잭 울프스킨 브랜드를 철수 당시 몽벨 사업에 더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아직 철수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한편, LS네트웍스 지난해부터 브랜드사업뿐만 아니라 유통 사업을 완전히 접는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적자탈출을 모색하는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명품 자전거 판매업 '바이클로(Biclo)'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했고,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흥업백화점을 122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7월에는 아스테리움 용산 오피스빌딩을 400억원에 매각, LS용산타워를 담보로 20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8월과 10월에는 각각 서울 대치동 소재 부동산을 팔아 약 420억원을 확보했고 인천 부지도 처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