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중기적합업종에 햄버거 해당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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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성장성이 정체된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햄버거 전문점 시장에 외식공룡 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SPC그룹이 미국의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의 국내 1호점 오픈을 코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CJ그룹은 미국 맥도날드와 한국맥도날드 법인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돈벌이가 녹록치 않은 시장에 이들은 왜 뛰어들려는 것일까.
2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오는 22일 주력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을 통해 쉐이크쉑 한국 1호점인 강남점을 오픈한다.
쉐이크쉑 오픈을 위해 5년간 공을 들였다는 게 SPC그룹의 설명. 국내 외식업체 30여 곳에서 쉐이크쉑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실은 SPC그룹에게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뉴욕커들의 명물이었던 쉐이크쉑은 오픈 전부터 세간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유명 외식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쉐이크쉑 강남점. <사진=SPC그룹> |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CJ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CJ그룹은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맥도날드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고 세부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 구체화된다면 인수 주체는 CJ그룹 내 외식사업을 총괄하는 CJ푸드빌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외식업계와 베이커리 시장의 양대 산맥인 CJ푸드빌과 파리크라상이 햄버거 전문점 시장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문제는 햄버거 전문점 시장이 패스트푸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두 대기업이 뛰어들어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으나, 포화상태의 햄버거 전문점 시장을 감안하면 실적과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들 외식공룡이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왜일까. 성장동력원 확보 차원에서 신규 사업을 벌여야 되는 필요성은 높으나, 골목상권 침해 규제에 묶여 신사업 모색이 어려워졌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출점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베이커리·외식사업이 동반위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적용으로 인해 외형 성장이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햄버거 전문점은 중기적합업종에 빠져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외형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SPC그룹의 주력사업인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나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물론이고 제일제면소, 계절밥상 등 주요 외식 브랜드는 모두 동반위의 규제에 의해 출점이 제한되고 있다.
베이커리의 경우 신설 점포가 전체 점포의 2% 수준으로 제한되고 인근 중소제과점과 500m의 거리 제한을 둬야한다. 또 외식 브랜드의 경우에는 역세권 반경 100m(수도권·광역시 기준) 및 1만㎡ 이상의 쇼핑몰에만 출점이 가능하다. 역세권과 대형쇼핑몰의 임대료를 고려하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햄버거 전문점은 중기적합업종 지정 대상이 아니다. 기존 외식업으로 출점이 불가능한 곳에 자유롭게 점포를 낼 수 있다. 이는 사실상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동력이 떨어진 외식업체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불경기가 장기화 되는 와중에서 규제라는 이중고를 겪는 외식업계는 성장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이 새 업종 진출로 이어진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