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허하면 최종 결정권 쥔 미래부도 속수무책
기밀 노출에 영업도 '올스톱' , 막대한 타격 예상
[뉴스핌=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최종 심의가 임박함에 따라 양사 모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CJ헬로비전은 최악의 경우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어 절박한 심경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앞서 공정위 사무처로부터 전달받은 심사보고서의 부정적 결과를 최종 심의에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4일, 양사에 전달한 심사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주식을 인수해서도 안되며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을 해서도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불허한 셈이다. 현재로써는 공정위 최종 심의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절차상 공정위 심의 결과가 끝은 아니다. 인수합병 최종 결정은 공정위 심의 이후 심사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리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행법 상 공정위와 협의 없이 인가를 내릴 수 없어 인수합병 자체가 불허되면 다음 미래부 심사는 의미가 없어진다. 즉, 공정위 허가 없이는 미래부가 인가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미래부도 공정위 결과에 따라 심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오는 4월 1일 인수합병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정부 승인이 완료되지 않아 불가능 할 전망이다. <자료=미래부> |
이에 양사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공정위로부터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지만, CJ헬로비전은 보다 긴박하다. 인수합병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양사는 정부 인가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그간 인수합병 작업을 진행해왔다. CJ헬로비전은 상당한 영업정책까지 SK텔레콤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공정위가 '불허' 결정이 아닌 경쟁제한성에 대한 시정조치를 내리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만 주목했던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인수합병 무산으로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면 많은 것들을 노출 시킨 CJ헬로비전은 경쟁력에 막대한 손상을 입어 특히 SK텔레콤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
또 심사가 진행되는 7개월 동안 사업을 중단하고 특별한 영업활동도 하지 않아 실적은 하락세다.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경쟁사들로부터 받아온 비난도 있어 대내외적 이미지 타격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인수합병 불허 결정을 내놓을 경우 CJ헬로비전은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에서 내놓으려고 했던 것을 중점적으로 보면 인수합병이 안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CJ헬로비전의 위치가 난감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많은 영업기밀을 공개한 상태에서 SK와 다시 경쟁사로 돌아가게 된다면 CJ헬로비전은 뭐가 되냐"며 "내부 사기도 많이 떨어진데다 이번 일로 기업가치 또한 많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SK텔레콤과 함께 선임해온 두 로펌에 더해 전담 로펌을 추가하며 끝까지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 영위를 위해 해야 할 많은 활동을 최소화했고 비용 절감 등 긴축 정책으로 실적을 유지해왔다"면서 "인수합병이 실패하게 되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고 탄식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