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상반기 유가가 최저점에서 30% 반등하면서 헤지펀드들이 포지션 수집을 놓친 아쉬움의 탄성을 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견되면서 더욱 섣부른 베팅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바클레이즈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오는 3분기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고, 마켓워치 조사 결과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블룸버그> |
지난 10일 자 포춘에 따르면 대부분의 원유시장 헤지펀드들이 지난 상반기동안 수익을 거의 올리지 못한 가운데, 최근 펀드매니저들은 원유 베팅을 늘려 리스크를 확대하는 대신 노출액(익스포져)을 줄여 향후 변동성 확대로 인한 손실을 예방하고자 하고있다.
에너지 관련 헤지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부터 5월까지 고작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1% 하락했다. 아직 6월 평균 데이터는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일례로 런던 에스팩트 캐피탈의 원유 프로그램은 6월에 걸쳐 수익률이 2.5% 떨어졌다. 해당 캐피탈은 지난해 원유 약세 베팅으로 거의 8%의 수익률을 얻었던 곳이다.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방향성 매매를 하는 CTA 전략 펀드 수익률은 작년 5월에는 8% 늘었지만 올해 5월에는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날 마켓워치는 유가가 올해 안에 배럴당 40달러 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월가 전문가 예상을 전하면서, 일부 애널리스트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36달러선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소개했다.
영국 IB 바클레이즈는 막대한 양의 원유 재고가 오는 3분기 원유시장의 가격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코헨 에너지 상품 리서치장은 이날 CNBC뉴스에 출연해 "지난 6분기동안 원유시장에는 글로벌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있었다"면서, "바클레이즈는 앞으로 6개월에서 8개월간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재고량이 경제침체로 인해 증가하면서 유가를 내리누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원유 재고는 감소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다. 같은날 유가는 2달 최저치까지 내렸다. 코헨 리서치장은 EIA의 재고지표가 '탄광 속 카나리아(위험 선행지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기 당시 1억38000만배럴이던 원유 생산 잉여량은 현재 3억8300만배럴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연말에 유가가 배럴당 5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