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유동성 위축 및 변동성 급등 우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유럽 주가와 함께 파운드화가 강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는 이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파운드 하락에 베팅하는 ETF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 최근 파운드화 상승 이면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조지 소로스가 영국의 EU 탈퇴 시 파운드화가 20%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작지 않다.
영국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 |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초 이후 파운드화 하락에 베팅하는 ETF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ETF 증권의 타운센드 란싱 이사는 WSJ와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자체보다 이에 따른 공포감이 단기적으로 파운드화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파운드화에 숏베팅하는 ETF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최근 12개월 사이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7% 가량 하락했다. 반면 이번주 들어서는 3% 상승 탄력을 보였다.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의원의 총격 살해 사건이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을 것이라는 기대가 번진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 찬반 의견이 미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최종 결과가 확인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2일 실시한 오니티움의 여론조사에서 EU 탈퇴를 찬성하는 의견이 45%로 반대 의견 44%를 소폭 앞질렀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보합권 움직임을 보였다. 초반 1.4664달러에 거래된 파운드/달러 환율은 후반 1.4681달러로 소폭 올랐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영국의 EU 탈퇴가 최종 결정될 경우 파운드화가 24년 이른바 ‘검은 수요일’ 당시보다 과격하고 무질서한 폭락을 연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1992년 파운드화 급락에 공격적으로 베팅, 영란은행(BOE)의 백기를 받아낸 바 있다.
토비어스 데이비스 웨스턴 유니온 회사채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만연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변동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