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비중 4년래 최저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포함해 불확실성이 곳곳에 포진한 가운데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대폭 늘렸다.
골드만 삭스를 필두로 월가 투자은행(IB) 사이에 현금 비중을 확대하라는 주문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의 리스크 선호심리가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월간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5.7%로 늘렸다.
이는 지난달 5.5%에서 추가로 상승한 것이며, 2001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면 6월 주식의 포트폴리오 비중은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채권 비중은 3년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해 투자자들 사이에 강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이번주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번 서베이에 참가한 매니저들 가운데 앞으로 12개월 사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하락을 예측한 이들보다 66%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로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가 전월에 비해 1.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래 최대폭에 해당한다.
석유 제품의 수입 가격이 지난달 17.4% 급상승, 전반적인 수입 물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 달러화의 완만한 하락도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 물가는 지난 2014년 초 이후 처음으로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최근 수개월 사이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높인 것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BofA의 판단이다.
여론 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국민투표 이후 충격으로 위험자산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측, 리스크를 헤지하는 동시에 저가 매수 기회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응답자들의 30%는 이른바 브렉시트가 앞으로 주요 자산시장을 흔들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변수로 꼽았다.
한편 BOfA는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이 4.5%를 넘어설 경우 역발상 매수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