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1500개 기업 중 주주 300명 미만 20% 달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시가총액이 불어나고 있지만 주주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장기 투자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존한 단기 매매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500개 기업 가운데 주주가 300명에 못 미치는 기업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인 기업 가운데 주주가 10명도 되지 않는 기업이 8개로 집계됐다. 일례로, 목재 유통 업체인 럼버 리퀴데이터스는 유통 주식 수가 2700만주에 이르고, 시가총액이 3억8800만달러 내외이지만 등재된 주주 수는 8명에 불과하다.
주식 거래 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식을 매매할 때 유가증권 실물의 손바뀜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별도로 증권사에 요청해 유가증권을 받지 않으면 주주 명부에 등재되지 않는다. 또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투자 규모가 500달러를 넘지 않으면 유가증권 실물을 발행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증권거래법상 기업들은 모둔 개인 또는 소액 주주들의 명단을 파악할 의무가 없다. 때문에 머니매니저나 자산운용사가 직간접 투자자들을 대표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 업체인 엔비디아는 유통주식수와 시가총액이 각각 5억3400만주와 250억달러에 이르지만 등재된 주주 수는 34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실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총 2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20년 전 시가총액 상위 1500개 기업은 일반적으로 주주 수가 3342명에 달했고, 2010년 말 수치는 2689명으로 떨어졌다. 이어 지난 해 말 기준 주주 수의 중간값은 1969명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편입된 각 종목의 주주는 10년 전 1626명에서 최근 352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주식시장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주 수가 300명 미만인 기업 및 1200명 이하인 은행의 경우 해당 기업의 선택에 따라 연방증권감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의 주식은 뉴욕증시에서 거래되지만 재무보고서를 포함한 기업 경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종목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중차대한 기업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솔트 레이크 시티의 투자자 매튜 크로스는 투자한 기업에 재무제표 공개를 간절하게 요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해당 종목들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지만 커다란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