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피아 논란 벗고 2년만에 컴백
[뉴스핌=전선형 기자] 2014년 소위 금피아(금감원+마피아) 논란으로 대구은행 감사 자리를 고사했던 이석우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신한카드 감사에 임명됐다. 금감원 퇴직 2년 만에 금융권으로 되돌아왔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신한카드는 이석우 전 금감원 감사실 국장을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이 전 국장은 2018년 정기 주총까지 약 2년간 신한카드에 몸담게 된다.
이석우 전 국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인사팀장 등을 거친 공무원 출신으로 2005년 7월 금감원으로 옮겨와 감사실 팀장, 비서실장, 총무국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는 금감원 감사실 국장으로 재직 중 대구은행 감사로 내정됐으나, 당시 ‘낙하산 논란’이 크게 일면서 감사 자리를 고사하고 퇴직했다. 이후에는 인력 아웃소싱 업체인 고려휴먼스 대표로 재직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석우 감사위원은 재무부,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서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 및 경륜을 갖춘 분"이라며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실제 이 전 국장은 금융권에서 감사업무에 대한 전문 인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금감원 재직 시 직원들의 내부 평가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서 이 전 국장의 컴백을 우려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최근 들어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카드사의 사외이사를 비롯해 주요 임원을 꿰차는 등 잠시 사라졌던 금피아가 슬그머니 부활하는 분위기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카드도 최근 금감원 출신 인물들은 요직에 배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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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임병순 금감원 금융중심지원센터 실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에는 고영준 전 금감원 조사2국장과 김인석 전 금감원 검사에 임명했다.
삼성카드에도 양성용 금감원 전 부원장보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양 전 부원장보는 지난 2014년에 선임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업계가 수수료 문제 등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관료출신 인력들을 상당히 선호하고 있다”며 “다만, 공직자윤리법 규정에 저촉되지 않도록 퇴직후 2년이 지난 인물들을 수소문해 감사나,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전 5년간 맡았던 직무와 관련된 기업체에 퇴직 후 2년간 취업하지 못한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도 “금감원 출신이 오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현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소비자와 카드사가 함께 생존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