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 신호 곳곳에…6월 긴축 가능성↓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만가는 가운데, 특히 물가상승률이 확연한 둔화 조짐이 있어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긴축 이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와 경제전문가들이 소비자물가 전망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전망은 점차 후퇴하는 암울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AP/뉴시스> |
미국 소비자물가는 중앙은행의 안정 목표치인 2%를 48개월째 밑돌고 있다. 더구나 4월 말과 비교할 때 물가 전망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 중장기 물가 전망, 2% 아래서 계속 후퇴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만기 미 국채와 동일 만기의 물가연동국채 금리 차를 이용한 '브레이크이븐 물가지수(The 10-year break-even inflation rate)'가 이날 1.5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28일 기록한 1.72%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5년물 국채 금리차로 본 5년 물가 전망치도 지난 주말 1.59%를 기록하며 4월 말 기록했던 1.83%보다 낮아졌다.
대개 물가 전망치는 국제유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4월 말 이후 국제유가가 8% 반등했지만 물가 전망은 오히려 후퇴했다. 이를 두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실수가 될 것이란 신호를 채권시장에서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한 달 오름세를 보이며 금리 인상 분위기를 부추겼던 미국 달러화 가치나 주가지수와는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비관적 뉘앙스를 제시해왔다. 물가나 성장률 장기 전망과 궤를 함께 하는 미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4월28일 1.84% 수준에서 최근에는 1.71%까지 하락했다.
◆ 옐런 의장도 물가 압력 후퇴 언급
드레이푸스 글로벌 리얼리턴펀드의 수잔 허친스 펀드매니저는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완전고용 여부에 맞추려 하지만, 관건은 물가 압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서베이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너무 낮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지난달 말 발표된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 조사의 향후 5~10년 기대인플레이션이 2.5%로 사상 최저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 압력이 낮다는 데 대한 우려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직접 언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앞서 6일 연설에서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실제로 내려간다면 2% 목표달성 시점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인플레 둔화 경고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난주 고용지표까지 기대를 밑돌자 금융시장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매주 낮게 보는 분위기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최고 34%로 잡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다시 2%까지 낮췄다.
MFS투자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릭 바이즈먼은 “미국이 경기침체로 접어든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럴 확률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