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왼쪽)와 종현 <사진=아메바컬쳐, SM엔터테인먼트> |
[뉴스핌=양진영 기자] 음원 차트 상위권에 새로운 '인라인'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6월 초 음원 차트를 장악한 싱어송라이터들의 얼키고 설킨 인맥과 연결고리가 음악팬들의 관심을 끈다.
6월 첫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1위는 어반자카파, 2위는 트와이스, 3위는 백아연이다. 이 셋 사이에는 묘한 연결 고리가 숨어있다. 트와이스와 백아연은 같은 JYP 소속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팀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가하면 백아연과 어반자카파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지며 묘한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다.
100위권으로 시야를 확장해보면, 음원차트 전반에 '인맥 라인'이 형성된 모양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되는 콜라보'가 주를 이루고 있단 얘기다. 음원 강자로 자리잡은 크러쉬의 곡이 100위권 안에 총 3곡이나 안착했다. 역시 음원 파워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태연, 지코와 함께한 곡도 포함됐단 데서 '윈윈'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활용하는 뮤지션들의 경향을 읽을 수 있다.
◆크러쉬X종현 인연이 태연과 연결?…지코-여자친구 '되는 콜라보' 차트 장악
크러쉬는 최근 활동 중인 힙합,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다. 특히 그는 샤이니 종현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종현의 솔로 앨범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장에 걸쳐 함께 만들었다. 두 사람은 아메바컬쳐와 SM의 대표적 '절친라인'이다.
크러쉬는 고품질 음악을 만들어내는 능력자인 동시에, 음악을 하며 자연스레 쌓은 인맥의 영향을 많이 받은 가수 중 하나다. 그는 정규 1집 때부터 당시 소속사 식구였던 자이언티, 개코, 최자 등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이후에도 자이언티, 지코, 태연과 협업하며 콜라보의 흥행 공식을 써왔다.
솔로, 콜라보 음원 최강자로 등극한 소녀시대 태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특히 소녀시대 태연과 작업한 '잊어버리지마'는 5개월 가까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서 롱런 중으로, 특유의 '인맥효과'가 제대로 통한 듯 보인다. 태연의 솔로곡 'RAIN'과 '제주도의 푸른 밤' 역시 차트 상위권에서 여전히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잊어버리지마'는 뭘 해도 되는 콜라보의 성공적인 사례라 할 만 하다.
지코 역시 '되는 콜라보'의 흥행 보증 싱어송라이터 중 하나다. 그의 곡 '너는 나 나는 너' 'BOYS AND GIRLS'는 물론 크러쉬와 함께 한 음원 'OASIS'도 100위권 안에서 오래 사랑받고 있다. 현재 차트아웃된 곡 중에서도 자이언티와 함께 한 '유레카'를 비롯해 수란, 에프엑스 루나 등과 작업하며 참신한 시도와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새로이 단골 피처링 상대로 떠오른 이들은 바로 신예 '음원퀸' 여자친구다. 올 초 '시간을 달려서'로 음원 톱클래스로 인정받은 이들 멤버들이 피처링 멤버로 활약 중이다. 이 곡은 발매 4개월이 넘도록 실시간 30위권을 유지 중이며 블락비 박경과 여자친구 은하가 부른 '자격지심'이 현재 멜론 4위에 랭크됐다.
◆JYP 팀킬부터 '절친라인' 차트 경쟁…백아연-어반자카파 절친과 라이벌 사이
지난해 미쓰에이와 박진영, 역주행한 백아연이 음원 차트에서 격돌하며 '팀킬' 양상이 올해 또 재현됐다. 현재 JYP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와 백아연이 신곡 'CHEER UP'과 '쏘쏘'로 멜론 실시간 2, 3위를 다투고 있다. 백아연은 역주행 이후 명실상부 음원 강자와 흥행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는 모양새다.
특히 백아연과 현재 음원 차트 1위를 고수 중인 어반자카파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지며 발매 초반 1, 2위 다툼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27일 음원을 공개하며 어반자카파 조현아는 "지금 백아연 씨가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는데, 12시에 잠깐 비키라고 말했다"며 돈독한 사이임을 암시했다.
어반자카파 권순일이 '컬투쇼' 인증샷을 공개했다. <사진=권순일 인스타그램> |
어반자카파가 꾸준히 좋은 음악을 만들고 공연계에서 지속적인 강자로 성장해온 만큼, 이번 타이틀곡 '널 사랑하지 않아'가 차트에서 장기 집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로 3일 전 나온 백아연의 '쏘쏘'를 누르고 1위를 유지하고 있기에 경쟁 구도로 뒤바뀐 관계가 흥미로운 지점이다.
JYP처럼 의도치 않은 소속사 내 팀킬은 물론, 절치 뮤지션들의 연결 고리와 참신한 시도가 음원 흥행으로 이어지는 가요계의 경향은 이미 뚜렷하다. 기량이 뛰어난 뮤지션들의 협업은 기본적으로 귀를 즐겁게 하고 가요계를 풍요롭게 한다. 누구든 단지 성공만을 위해 '되는 콜라보'를 택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태도와 시각이 중요할 때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