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2분기 유로존 성장 둔화 가능성"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높게 잡았다. 다만 2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신흥국 경제의 부진과 구조개혁 지연 등으로 1분기보다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드라기 총재는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ECB는 경제 회복이 완만하지만,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2분기 성장 속도는 1분기보다 느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는 지연되고 있는 구조개혁과 신흥국의 부진을 꼽았다. 이번 달 23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도 성장을 지체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ECB는 분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6%로 상향 조정했고 물가상승률 예상치도 0.1%에서 0.2%로 높여 잡았다. 2017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각각 1.7%, 1.3%로 유지했으며 2018년 성장률은 1.8%에서 1.7%로 내리고 물가상승률은 1.6%로 유지했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드라기 총재는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수정하고 2%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하고, 또 다른 시각에선 물가 목표가 기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3%나 4%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ECB는 이 모든 것이 중앙은행의 신용에 영향을 주고 즉각적으로 실질 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올리기 때문에 목표치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브렉시트 우려에 대해 "중앙은행은 영국의 국민투표 후 어떤 결과에도 준비가 돼 있다"며 "영국이 EU에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00%로 동결하고 예금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도 각각 마이너스(-) 0.40%, 0.25%로 유지했다. 비금융기관이 발행한 투자등급 회사채의 매입도 오는 8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드라기 총재는 "금리가 더 오랫동안 현재나 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이것은 자산매입 기간을 지나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은행이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것에 만족할 것이냐는 질문에 드라기 총재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 패키지의 효과에 집중할 것"이라며 "6월 경제 전망치는 지금까지 관찰한 여건의 스냅샷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정책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 중앙은행은 프로그램을 다양한 방법으로 조정해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ECB가 그리스 국채를 담보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