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vs 러 신 군비경쟁…핵안보 정상회의 지속 불투명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그냥 지나칠 듯
[뉴스핌=김성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 71년 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블룸버그통신> |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이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도착한 후 원폭 사몰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15분간 연설할 예정이다.
◆ "핵 없는 세계"
교도통신은 오바마가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언급해 "핵없는 세계"에 대한 대처를 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히로시마·나가사키 사망자를 포함해 제2차 세계대전의 모든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내에서 원폭 투하가 종전을 앞당겼다는 여론이 강해,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사용의 시비는 깊이 언급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인 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오바마 대통령과 동행하면서 핵무기 폐기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비핵화 목표가 이전보다 달성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이번 선언이 실효성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과 러시아가 앞다퉈 핵무기를 업그레이드하며 '신 군비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우려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무게감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 최신 핵무기 개발 서명하면서… '어불성설'
오바마 행정부는 역대 정부 중 미군의 '핵무기 현대화'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출했다.
미국은 핵 무기고에 1900개의 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30~5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핵탄두 장착 가능한 폭격기, 탄도미사일잠수함도 새로 구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대적인 핵무기 재정비를 하는 데 약 1조달러(1168조원)가 투입된다.
뉴아메리칸 시큐리티센터의 리차드 폰탠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처음 입성할 당시보다 '핵없는 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가 군비 경쟁이 종결됐다는 사실도 전혀 와닿지 않는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공을 들였던 핵안보 정상회의가 오바마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 원폭 사몰자 위령비의 근처에 있는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는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가운데 한국인 희생자들이 언급될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