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영업손 2787억…적자폭 확대
팬오션 등 벌크선사도 영업익 크게 줄어
[뉴스핌=조인영 기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중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실적도 동반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적자폭이 커지면서 재무 개선이 시급해졌다. 지분 및 자산 매각 등으로 부채비율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운임 상승 없이는 사실상 실적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00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 코리아호 <사진=한진해운> |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연결 기준 1분기 1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컨테이너에서만 8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벌크선에서도 354억원의 손실을 봤다. 수요 감소로 수송량에도 타격을 입으면서 매출은 전년 1분기 보다 25.1% 줄어든 1조5928억원에 그쳤다.
현대상선 역시 작년 1분기 3억원 영업적자에서 올해엔 1630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벌크전용선 사업 매각 등으로 매출도 1조4887억원에서 18% 감소한 1조2214억원으로 떨어졌다.
두 선사들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제대로 된 운임을 받지 못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료유인 벙커 C유는 작년 평균 톤당 288만.29달러(32만6197원)에서 올해 1분기 165.27달러(19만8562원)로 절반(42.7%)이나 하락했다.
수요 감소로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다. 한진해운은 1분기 컨테이너선 수송계획량으로 171만7664TEU를 책정했으나 실제로는 63.5%인 109만227TEU에 그쳤다.
현대상선의 1분기 컨테이너선 가동률도 75.86%(69만9899TEU)를 기록하며, 전년 1분기(74.41%) 수준을 이어갔다.
운임 하락은 벌크선사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팬오션의 1분기 영업익과 매출액은 각각 397억8000만원, 4525억4000만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3.2% 늘어난 반면, 영업익은 35.3%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팬오션 관계자는 "스팟(부정기선) 영업이 늘어 매출은 증가했으나, 시황 악화에 따른 운임 하락 등으로 영업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의 경우 1분기 영업익과 매출은 112억원, 1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65.9%, 21.1% 감소했다.
유가 하락과 함께 전용선 선대가 줄어든 것이 주 요인이었다. 실제로 유가는 전년 1분기 톤당 338달러에서 54% 줄어든 184달러로 떨어졌고, 전용선은 24척에서 21척으로 감소했다. 또 저유가로 부정기선 실적이 악화되면서 영업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해운업계는 2분기 이후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운임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BDI가 1분기 평균 359포인트에서 현재 631포인트로 반등하면서 1분기 최악의 상황을 딛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역시 성수기 시즌 진입으로 해운사들의 공동운임인상(GRI) 인상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