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4월 판매량 20.5%↑ㆍ독일차 6.6%↓...日 하이브리드·가솔린 모델 판매 증가세
[뉴스핌=이성웅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들어 일본차들이 독일차를 제치며 판매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대에 일었던 '일본차 황금기'가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국내 판매량은 27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9832대를 기록하며 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은 지난 2000년대 중반 국내 수입차 시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할 무렵 연평균 43% 이상의 성장세로 급부상했다. 특히 어코드를 앞세운 혼다는 2008년 한 해에만 역대 최다인 1만2356대를 판매했다. 한국토요타 역시 2001년 렉서스 브랜드를 출범하며 2007년까지 해마다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올해 일본차는 절대적인 판매량에서 아직까지 누적 4만7761대를 기록한 독일차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브랜드들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운 판매 하락에 부딪힌 상태여서 일본차와 분위기가 대조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대조적으로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는 최근 수입차 시장의 부진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4월까지 렉서스는 누적 2609대, 인피니티는 1326대를 판매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9%, 52.1%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는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뒤따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독일 업체들은 대부분 디젤 차량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과거에는 연비나 '클린 디젤' 이미지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렸지만 최근 논란이 된 배출가스 조작과 정부의 디젤 규제 입법 예고 등으로 디젤차의 판매는 6% 가까이 감소했다.
![]() |
일본 완성차업체 5사 로고<사진=각 제조사> |
반면 일본차는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4월에만 1394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누적 판매량도 3774대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 등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 강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로 가장 큰 이익을 본 브랜드는 토요타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2월에는 렉서스 브랜드의 RX450h를 3월에는 4세대 프리우스와 라브4 하이브리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4월에는 3월 출시된 신차들의 출고가 본격화 되면서 지난해 4월보다 45.8%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혼다는 오히려 저유가의 수혜를 받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어코드와 CR-V 등 정숙성을 겸비한 일본 가솔린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CR-V는 올해 신 모델 출시가 없었음에도 누적 548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9.2%의 판매 성장을 보였다.
닛산의 경우 올해 들어 알티마의 부분변경 모델과 가격을 대폭 인하한 인피니티 브랜드의 신형 QX50를 출시하면서 신차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리프의 신모델도 판매량 확보에 일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디젤 차량들이 최근 들어 가격뿐만 아니라 환경, 소음 등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이 증가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