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상 "개입할 준비"...원화, 이틀새 20원 하락
[뉴스핌=허정인 기자] 달러/원 환율이 한달여만에 1160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1170원대마저 상향 돌파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서울 외환시장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10일 달러/원 환율이 전장 대비 9.2원 오른 1175.0원에 개장했다. 오전 10시 3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1175.4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가 기준 3월 17일 1180.0원 이후 최대치다. 2거래일만에 20원 가량 뛰어올랐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전날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달러/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일본 외환시장은 엔화 약세, 달러 강세로 응답했다. 장중 달러/엔은 108엔 중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서울 환시도 레벨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달러 강세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마찬가지로 달러/위안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를 이끌만한 재료가 부재한 상태에서 글로벌 강 달러에 맞춰 달러/원 환율도 같이 오르는 중이다.
13일 예정인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계 펀드인 템플턴 자금이 유입되는 등 금리 인하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간밤 미국에서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의 발언이 있었다. 두 총재의 발언 모두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달러/유로도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환시의 등락이 서울 외환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계속해서 강달러를 지속할 전망이다. 유가하락, 미 증시 혼조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달러화 상승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5월 금통위도 강달러 재료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전거래일 대비 3% 하락한 가운데 미 증시 혼조세에 투자심리 위축이 연장될 것"이라며 "금주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된 점도 반영해 달러/원은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하 연구원은 이날 달러/원 환율이 1170~1180원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불안정과 더불어 최근 이어지는 국내 금리인하 이슈가 원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면서 "금통위를 앞두고 달러화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나 금일 중국 물가지수가 양호한 모습을 반영하며 상승폭은 소폭 축소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달러/원 전망을 1168~1176원으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