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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에서 연잉군 역을 맡은 여진구와 대길 역을 연기하는 장근석 <사진=SBS '대박'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대박'이 '동네변호사'에 또 밀렸다. 3회부터 19일 방송한 8회까지. '동네변호사'에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주며 시청률까지 하락세다. '대박'이 '중박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23일 진행된 '대박'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집필을 맡은 권순규 작가는 "왕권을 두고 옥좌를 쟁탈하는 스토리"라고 소개한 뒤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왕좌 쟁탈전은 많았다. 흔한 이야기에서 독특한 소재를 찾으려했고 그게 바로 도박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박'은 1, 2화에서 백만금(이문식)이 투쟁꾼이라는 것, 그리고 이로인해 아내인 복순(윤진서)을 잃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전개를 알리는데 크게 이용된 이후 서사에 포인트를 준 부분이 없었다.
제작발표회 당시 작가가 말했든 지금껏 사극에서는 왕좌 쟁탈전은 수도 없이 있었기 때문에 '도박'이라는 소재는 '대박'의 흥미요소를 돋울 수 있는 소재였다. 차별점을 제대로 극에 녹여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3분1 선을 넘은 '대박'(24부작)은 이제 무협극이 될 모양이다. 인물들마다 칼을 들이대는 장면이 적지 않다. 이인좌는 늘 칼을 들고서 겨루는 일이 많았다. 8회에서 그는 연잉군에 "기다리지말고 사생결단을 내자"며 대적했다. 담서(이지연)도 무협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 역시 아버지의 복수를 갚기 위해 숙종(최민수)의 목을 치겠다는 일념 하에 검을 들고 다니며 무술을 익히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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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체건(안길강)에 무술을 배우고 있는 대길(장근석), 이인좌(전광렬)과 겨루는 연잉군(여진구) <사진=SBS '대박' 캡처> |
급기야 대길을 조선제일검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한 시청자는 "'육룡이 나르샤' 보다가 이거 보니 피곤하다. 갑자기 무협 영화냐"(suho****) 또 다른 시청자는 "스토리가 갑자기 바뀌네. 조선제일검 만든 후 무협사극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어떻게 할런지"(no1K****)라는 반응을 보였다.
칼을 휘두루는 장면으로 가득채우는게 아닌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복수를 하기 위한 흥미진진한 전개가 더 필요하다. '무사 백동수'를 집필한 작가가 '대박'을 그려서 그런 것일까. '대박'에서도 무사 이야기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듯하다.
뿐만 아니라 '대박'은 긴장감이 없다. 인물들의 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다보니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급급해 보인다. 관계를 풀어가고 이야기해주는 게 아닌 나열식으로 편집이 되는 분위기다. 이야기를 진전시킬만한 긴장감마저 없다는 의미다. 8회에서 체건(안길강)이 이인좌의 복수를 향해 돌진하는 대길에 "더 크고 원대한 꿈을 찾아 대호가 되란 말이다. 벌레 같은 놈은 아무리 밟아도 죽지 않는다"며 왕권에 대한 야욕을 심어주는 장면에서마저 강한 임팩트가 없어 아쉽다.
'대박'은 동시간대 1위인 '육룡이 나르샤'의 뒤를 이었지만 초반 바짝 후광을 본 뒤 7회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유지에 실패했다. 현재 3.7%로 종영한 '무림학교'의 후속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대박'을 뛰어 넘어 월화극 왕좌가 됐다. 왕좌 쟁탈전은 그리고 있는 '대박'이 월화극 왕좌의 자리를 다시 뺏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