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차입금 10조...달러강세에 부담 커져
이달말 회사채 발행 앞두고 투자심리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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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연주 기자] 10조원이 넘는 미국 달러화 표시 차입금이 대한항공 발목을 잡고있다. 환율 변동에 따라 실적이 왔다갔다한다.
올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대한항공의 차입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회사채 투자자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BBB+)의 작년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총 15조3900억원. 이 가운데 68.2%인 89억달러(한화 10조2350억원)가 미국 달러화 표시 차입금이다. 나머지는 원화(21.9%)와 기타통화(9.9%)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절반 이상인 57.8%(2조5679억원)를 원화로 차입했으며 19.7%(7억4500만달러)만 달러 표시다. 나머지는 유로화(19.2%)와 엔화(3.3%) 차입금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사와 주로 거래하기 때문에 달러 표시 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달러화가 강세 흐름이라는 거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에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월 말 장중 1245.30원까지 뛰어올라 5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레벨을 낮췄으나 이미 금리 인상 기조에 돌입한만큼 달러화 강세 분위기는 반전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말 달러/원 환율을 1220원으로 전망했다. 작년말 종가(1172.5원)보다 약 48원 오른 수준이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말 대한항공는 약 4272억원 가량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2023년까지 총 8조7000억원 어치의 항공기 6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외화부채가 더 늘어날 것은 불문가지다.
◆"대한항공 올 실적 환율이 관건" 회사채 개인투자자 우려도 ↑
불똥은 회사채 시장으로 튀었다. 가뜩이나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 등으로 대한항공 회사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환율까지 기름을 부었다. 이달 발행을 앞두고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A급 등급평가를 유지했던 한국신용평가도 BBB+급으로 끌어내렸다.
기관투자자들은 대한항공 회사채에 등을 돌린지 오래다. 최근 4차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두 미매각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 4일 2년 만기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70억원의 기관 자금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지난 2월 2년 만기 총 1500억원 발행에서 120억원의 수요를 확인한 것과 비교해봐도 온도차가 있다. 리테일 소화에 부담이 커진 이유다.
김효열 교보생명 광화문 노블리에센터장은 "높은 달러 부채로 인해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흑자와 적자 상황으로 나눠질 전망"이라며 "저유가로 인한 수혜는 있겠지만 환율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투자의사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테일 수요는 아직 기대할만 하지만 신용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조달 비용도 점차 높아지고 있고 환율도 상승 추세로 예상돼 이자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과 함께 재무리스크가 더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