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 매매 옵션 프리미엄 격차 2008년 후 최대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지을 국민투표가 석 달 남짓 남은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파운드화 급락에 대비한 헤지 비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브렉시트의 현실화에 대한 대비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3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파운드화 매도 및 매수 옵션 프리미엄의 차이를 보여주는 3개월 리스크 리버설(risk reversal)이 4.5%포인트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말 기록했던 4%포인트보다도 확대됐다고 전했다.
영국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리스크 리버설이 확대됐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파운드화 급락 가능성을 반등 가능성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렉시트 불안에 영국 지표까지 부진하자 현물시장서 파운드 움직임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역가중 기준으로 파운드화 가치는 올 들어 7%가 급락해 7년여래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 주말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 환율은 16개월래 최저치까지 밀렸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6월23일 치러질 영국 국민투표가 2분기 최대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로 부상할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워 같은 달 14일과 15일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브렉시트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투표 전까지는 신규 프로젝트를 일단 보류하겠다는 기업이 늘면서 지난해 4분기 기업 투자는 2%가 줄었다.
딜로이트가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응답자의 4분의 3이 재무제표에서 리스크를 확대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밝혀 서베이가 시작된 201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경계심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불안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BNP파리바 외환전략가 샘 린튼 브라운은 "파운드화 관련 악재들의 상당수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