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으로 현대상선 유동성 확보에 '숨통'
[뉴스핌=김신정 기자] 현대그룹이 2년여 동안 표류했던 현대증권 매각에 성공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에 KB금융을 선정해 통보했다. 현대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1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가로 1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의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지난 2013년 12월부터 유동성 위기를 맞은 현대그룹이 구조조정 방안으로 처음 추진한 현대증권 매각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0월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릴 뻔했지만 '파킹딜(일정 기간 이후 경영권을 되사오는 계약)'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구조조정을 하겠다면서도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에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의지가 있다며 소문을 일축 해왔다.
현대상선의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 로비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후 현대증권의 재매각은 지난 2월부터 다시 본격화됐다. 채권단이 추가 자구안을 제시하면서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의 공개 매각 등을 포함한 추가 재무구조개선 자구안을 내놓으며 재매각 절차를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현대에리베이터가 한때 매각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증권에 대한 최고 응찰가가 기준가격 이상이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지만 기준가격 이하로만 응찰되면 기준가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인수 후보군들은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 의지가 약하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은 현대증권 헐값 매각을 막는 안전판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결국 현대그룹은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현대증권 매각에 성공하면서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한 유동성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현대증권의 매각 일정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확인 실사 등을 거쳐 오는 5월말 경 최종 최결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