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량, 운전습관 연계해 보험료 책정
[뉴스핌=전선형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경쟁에 나섰다. 대중교통 이용량, 운전 습관 등에 따라 할인해주는 상품을 선보이며 보험 가입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을 필두로 동부·메리츠·흥국화재 등이 빅데이터를 연계한 자동차보험 특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자동차보험료의 산정기준은 차종, 운전 경력, 사고 이력, 운전자 연령 등이 주된 요소다. 때문에 큰 사고가 없는 한 연령대별로 자동차보험료가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개인의 운전습관, 대중교통 이용량 등을 계량화돼 적용되면 개인별로 보험료 할인폭이 확연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KB손보가 지난 8일 발표한 '대중교통 할인 특약'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와 연계해 보험 가입자의 교통카드 사용금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다.
만기 1년 보험 가입 시 직전 3개월간 15만원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대 10%까지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만약 KB손보 차보험 보험가입자가 블랙박스 장착과 3년 무사고, 마일리지 할인(1년간 차량 운행 거리를 일정 거리 이내로 약정해 선 할인)까지 중복으로 적용받으면 최대 약 47%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상품은 이르면 4월 초부터 적용된다.
동부화재는 SK텔레콤과 손잡고 내비게이션 ‘T맵’에 수집되는 자료를 활용해 보험가입자 운전습관을 분석해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UBI(usage based insurance) 자동차 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중 출시될 예정이다.
동부화재 UBI 특약은 최대 5%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보험가입자가 온라인 상품을 이용하고, 블랙박스와 마일리지 할인까지 적용받으면 종전보다 최대 40%가량 보험료 절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채널 다각화 측면에서 개발하는 것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올바른 운전습관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도 KT와 손잡고 UBI 자동차보험 특약을 개발중이다. 두 회사는 내비게이션이 아닌 차량운행기록장치(OBD)를 차에 설치해 더 면밀한 운전습관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말부터 체험단을 모집해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에게 다양한 할인 혜택을 준다는 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무리한 할인 경쟁으로 고객모집을 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율을 증가시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KB손보의 특약은 교통카드를 자녀나 타인에게 양도해 거짓으로 할인을 받는 등의 도덕적해이가 발생할 수 있고, UBI도 개인정보 집적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상위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아직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특약상품 개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