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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스완지·웨스트햄, 엉겁결에 ‘레스터 프리미어리그 우승 몰아주기’... WBA 감독 "비겨서 미안, 꼭 우승해라“ . 사진은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 <사진= 레스터시티 공식 홈페이지> |
[EPL] 스완지·웨스트햄, 엉겁결에 ‘레스터 프리미어리그 우승 몰아주기’... WBA 감독 "비겨서 미안, 꼭 우승해라“
[뉴스핌=김용석 기자] 웨스트브롬위치와 비기며 우승 길목에 먹구름이 드리웠던 레스터시티가 3일 토트넘의 패배로 1위를 이어가게 됐다.
무난히 1승을 거두고 1위에 오르리라 기대되었던 토트넘은 6위 웨스트햄에 패했고, 3위 아스날은 강등 위기 16위의 스완지에 패하며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또한 4위 맨시티마저 리버풀에 패해 1~3위권 도약은 커녕 5위 맨유와 승점이 같아지며 레스터를 쫓는 게 아니라 바짝 따라붙은 맨유에게 쫓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각기 팀 내의 사정으로 우승이 간절했던 하위권 팀들과, 유럽 리그 소화와 숨가뿐 EPL 일정으로 피로에 지친 상위권 팀들의 대결에서 더 간절한 팀이 이기는 것은 그다지 이상할 것 없다.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레스터시티 우승에 걸림돌이 되는 팀들을 치워주는 결과가 됐다.
이쯤되면 지난 연말 "토트넘, 아스날 팬을 제외한 전 잉글랜드가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바란다"는 벵거 감독의 말이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 뿐 아니라 요즘 레스터시티의 경기 전 인터뷰에는 미국 유명 저널리스트들까지 참여하면서 “전 세계가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바란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EPL) 관계자 역시 "레스터시티가 우승하는 것이 프리미어리그를 홍보하는 데는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레스터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을 건 웨스트브롬위치의 토니 퓰리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팀이 아니라 상대 팀 레스터에 대해 2분 가까이 이야기하며 진심으로 레스터의 우승을 바란다고 피력했다.
퓰리스 웨스트브롬위치 감독은 "레스터의 승점을 빼앗아 유감이다. 경기는 정정당당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우리도 1점이 중요한 때다. 레스터는 다소 구식 스타일이긴 하나, 큰 자본이 없는 팀이 꾸릴 수 있는 최고의 전력이다. 선수 모두가 각자 훌륭하고 감독과 팀 분위기도 매우 좋다. 이런 팀이 우승하지 않는다면 프리미어리그가 우리 같은 팀들에게 더는 희망이 없는 것이다"며 포문을 열었다.
또한 “이제 우리 팀은 레스터와의 경기를 모두 마쳤으니 최선을 다해 레스터시티를 응원하겠다. 끝까지 가서 꼭 우승하고 모두에게 희망이 되어달라”는, 자신의 감정마저 이입된 응원을 전했다.
올 시즌에 강등 당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레스터시티는 라니에리 감독의 말처럼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 그러나 상대 팀을 비롯한 많은 EPL 관계자와 팬들 모두 올 시즌 가장 센세이셔널한 이 동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염원하고 있다.
라니에리 레스터 감독은 최근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는 세상에 희망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바 있다.
레스터가 이대로 우승한다면 본의 아니게 우승에 일조한 비주류 팀들과 전세계 팬들에게, 무기력한 세상에 날린 통쾌한 하이킥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