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방문한 쇼이구, 김정은과 회담 후 파병 공식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재건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천 명의 군사 건설 노동자와 지뢰 제거병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RIA) 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양국 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군사 협력의 실질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안보 수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이날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북측 파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고 RIA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쿠르스크 지역에 지뢰 제거병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을 파견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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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포로로 잡힌 부상 북한군 병사를 후송하기 위해 철조망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키이우인디펜던트 영상 캡처] 2025.01.16 |
북한은 이미 수천 명의 병력과 재래식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한 바 있다. 이에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의 파병 및 군수 지원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핵·미사일 관련 군사기술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쇼이구는 이달 초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과 함께 쿠르스크 지역 재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지난 4월, 평양과 모스크바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했다. 당시 양측은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접경 침투를 막기 위해 북·러 양국 군인이 함께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쇼이구 서기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전하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은 북한 내부 매체에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쇼이구 서기의 방북 및 파병 발표는 북·러 간 군사동맹이 단순한 외교 수사를 넘어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동맹 관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전선 유지에 필요한 인적 자원과 재건 역량을 북한에 의존하는 반면, 북한은 첨단 무기 기술 확보와 외교 고립 탈피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