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유동성 스트레스 지수, 위기 때보다 높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최근 탄탄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에너지 업계의 신용시장은 한파가 여전하다.
지난 2월 석유 가스 섹터의 유동성 경색이 미국 금융위기 당시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회사채 디폴트가 급증할 것이라는 경고와 맞물려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통신> |
2일(현지시각)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집계하는 에너지 섹터 유동성 스트레스 지수(LSI)가 2월 27.2%까지 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대침체 당시 기록한 고점인 24.5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가뜩이나 관련 업체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잠재적인 리스크를 경고하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지수가 가파르게 뛸 경우 에너지 섹터의 신규 자금 조달과 채권 차환 발행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욱 꺾일 수밖에 없고, 투자 경계감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디폴트 상승에 대한 경고가 연이어 나온 만큼 이번 지표는 커다란 악재라는 지적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2월 하순부터 상승세를 지속, 배럴당 34달러 선을 넘었지만 관련 업계의 신용 경색을 완화하기에는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무디스는 지난달 19개 에너지 업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말까지 디폴트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 섹터의 유동성 악화로 인해 무디스가 집계하는 기업 전반의 LSI 역시 지난 1월 7.9%에서 2월 8.9%로 뛰었다. 이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앞서 무디스는 올해 기업 디폴트율이 3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투기등급 디폴트 율이 2017년 1월까지 사상 최고치인 4.2%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유동성 경색이 상품 섹터로 제한됐고, 하이일드 본드의 스프레드가 최근 좁혀지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