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판도 흔들 M&A 없고 주택 건설경기도 주춤
[뉴스핌=한태희 기자]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전과 주택 건설경기 호황으로 주목을 받았던 시멘트업계가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대형 이벤트가 없고 전방산업인 건설경기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멘트사들은 약진은 없고 후퇴만 남았다고 설명한다.
29일 시멘트업체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지난해와 달리 조용한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지난해 동양시멘트나 쌍용양회 인수전과 같이 업계 판도를 바꿀 만한 인수합병(M&A) 이슈가 없어서다.
현재 라파즈한라시멘트(시장 점유율 5위, 12.1%)만 M&A 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마저도 라파즈한라는 공식적으로 '노코멘트'로 답하고 있다.
라파즈한라 유력 인수자로 꼽히는 사모펀드 글랜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외 움직이는 시멘트사는 없는 상황. 지난해 시장 점유율 4위 동양시멘트(12.8%) 인수전이 진행됐던 때와 180도 다른 분위기다.
한 시멘트사 관계자는 "시멘트가 시멘트를 인수하면 몸집을 불릴 수 있지만 중복 투자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경기가 안 좋다"며 "시멘트사가 인수전에 뛰어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 펀드가 인수하면 플레이어가 줄거나 늘지 않고 현재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업계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긴장을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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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화물열차 / <사진=뉴시스> |
전방산업인 건설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시멘트업계가 밀려나는 이유다. 소위 시멘트가 '뜨는' 산업이 아니란 얘기다.
지난해 시멘트사는 최근 몇년 중 가장 좋은 시기를 보냈다. 지난 2006년 이후 주택 거래량이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시멘트 수요가 많았다.
덕분에 한일시멘트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쌍용양회 매출은 3.6%, 성신양회는 10.6%, 현대시멘트는 11% 넘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반영해 당기순이익 등이 감소했지만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 논란이 불거진 것.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주택경기실사지수는 61.4다. 주택경기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건설사가 많다면 이 지수가 100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주택경기실사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100을 밑돌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집단 대출 규제 강화, 주택 과잉공급 논란으로 주택공급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