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2대주주 바이오젠, 셀트리온에 특허견제
올 출시 예정 ‘렌플렉시스’...셀트리온 ‘램시마’와 동일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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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예슬 기자] 국내 바이오제약사 업계 1위인 셀트리온(대표 서정진)과 이에 도전장을 던진 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 고한승)의 경쟁구도가 올들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 예정인 셀트리온의 혈액암‧류마티스관절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트룩시마(CT-P10)’에 대해 오리지널 제약사인 미국 바이오젠아이덱(이하 바이오젠)이 최근 ‘특허침해 심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왼쪽)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오른쪽). <사진=뉴시스> |
바이오젠은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약인 ‘맙테라’의 특허권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바이오젠이 셀트리온의 ‘트룩시마(CT-P10)출시를 늦추기 위해 소송전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이번 사건은 흔히 일어나는 오리지널사와 바이오시밀러 제조사 간 신경전이다. 그러나 눈여겨볼 점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 주주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 상반기중 국내 출시 예정인 '렌플렉시스'을 통해 셀트리온의 '램시마'에 도전장을 내기에 앞서 2대주주인 다국적 제약업체를 내세워 견제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투자사인 바이오젠의 덴마크 공장에서 지난해 12월 출시한 ‘브렌시스’와 작년말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올 상반기중 국내 출시 예정인 ‘렌플렉시스’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렌플렉시스를 지난해 3월 유럽에 판매승인을 신청한 데 이어 올해는 렌플렉시스를 포함한 바이오시밀러 2건을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청할 예정이다.
렌플렉시스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로 셀트리온의 대표제품인 ‘램시마’와 동일하다.
램시마는 유럽을 포함해 일본, 캐나다, 호주 등 67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두 제품이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셀트리온의 강점은 적극적인 전략에 기반한 빠른 허가 진행이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업으로 비교적 단시간 내에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춰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0년 램시마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개시한 이후 2년만인 2012년 식약처의 제품 허가를 받고 이듬해인 2013년 유럽 허가 획득, 2014년에는 캐나다, 일본, 터키 등에서 잇따라 제품 허가를 받았다. 개발에서 주요국 진출까지 약 4년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와 렌플렉시스가 같은 오리지널로 개발되긴 했으나 램시마의 경우 이미 유럽시장 등 주요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인 만큼 시간 차이가 있어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첫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의 국내 허가를 받은 후 같은해 12월 연이어 렌플렉시스의 허가를 받으며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나섰다. 이를 발판으로 현재 진행 중인 유럽허가 또한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바이오 계열사 설립을 추진 중이었던 지난 2012년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했으나 임상1상 단계에서 중단했다. 바이오젠과 특허권이 겹칠 경우 투자 유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의 연구개발이 전혀 무관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투자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됐고 계약에 따라 바이오젠 공장에서 일부 품목을 생산중에 있으나 이번 셀트리온과의 소송전과 삼성은 무관하다”며 “바이오젠의 파이프라인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특허권 소송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