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해태제과 주주 권리 인정해야" vs "이미 법적으로 다른 회사"
[뉴스핌=이보람 기자] 해태제과식품이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가운데 과거 해태제과 실물주권을 보유한 주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 추가적인 민원 제기와 법적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송인웅씨를 포함한 몇몇 과거 해태제과 주주들은 '해태제과주권회복위원회'를 결성, 현 해태제과식품의 상장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지난 2일 배포했다.
전국에 50여명이 집중 활동하고 있는 주권회복위원회 대표 송 씨는 "현재 해태제과식품은 지난 1945년 설립된 해태제과주식회사의 제과사업부문을 양수해 설립된 회사"라며 "현재 해태제과식품이 과거 해태제과의 브랜드권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실물주권을 보유한 주주들의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16일 주장했다.
앞서 지난 1945년 처음 설립된 해태제과는 1997년 유동성위기를 겪으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년후 채권단은 부채를 출자전환하고 제과사업부문을 UBS 컨소시엄에 양도했다. 당시 건설과 제과사업을 영위하던 해태제과의 제과사업부문이 양도되자 남은 것은 건설사업부문. 남은 회사는 하이콘테크로 명칭을 바꾸고 상장폐지 됐으며 청산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현재 실물주권을 보유한 주주들은 당시 회사 명칭이 하이콘테크로 변경되기 전 제과사업부문 양도를 반대하며 예탁결제원에서 해태제과 주식을 실물증서로 교환, 이를 보관해 왔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현재 해태제과식품이 해태제과의 브랜드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만큼 자신들이 보유한 실물증서를 회수한 뒤 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로서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해태제과식품측은 이같은 주장은 터무니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회사측 한 관계자는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에서 회사 매각이 결정됐고 매각 당시 제과사업부문과 이에 대한 상표권 모두가 양도돼 새로운 회사가 설립된 것"이라며 "따라서 해태제과식품의 상장은 과거 해태제과의 재상장이 아니라 신규 상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구(舊) 해태제과 주주들은 주주지위확인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며 "이미 법적으로 현재 해태제과식품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판결이 끝난 상황에서 구 해태제과 주주들의 손해를 배상할 법적 책임도 도의적 책임도 없다"고 현재 상황을 일축했다.
결국 상표권 매각과 사용에 대한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 공방은 지속될 전망이다.
송인웅씨는 "과거 법원이 해태제과의 제과사업부문 매각을 결정했을 때 남은 해태제과 브랜드는 갱생시킨다는 판결 내용이 있다"며 "해태제과라는 브랜드 안에 제과사업부문과 건설사업부문이 있었는데 지금의 해태제과식품은 당시 양도하지 않은 해태제과라는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판결 내용을 담은 문서를 준비해 오는 17일 거래소에 추가적인 민원을 넣겠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 법조계 한 관계자는 "영업양도를 할 경우 상호도 원칙적으로 양도가 된다"며 "상호양도를 안하기로 결정했다면 당시 계약에서 특약 조항이 있었겠지만 그런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과거 해태제과와 현재 해태제과식품은 전혀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기존 해태제과 주주들이 권리를 주장할 만한 것은 없다"며 "소송을 제기한다 해도 이미 10년 넘게 지난 일이라 시효도 지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태제과식품의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중인 한국거래소는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으나 심사 과정에서 해당 주장이 반영돼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병국 상장심사팀장은 "과거 해태제과 실물주권을 보유한 주주들의 주장이 해태제과식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심사에 이같은 내용이 반영이 될 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해태제과식품의 상장심사 결과는 오는 3월 이전에 상장심사위원회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9월 분기보고서 기준 크라운제과가 지분 85.2%를 보유한 해태제과식품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는 5월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6033억원, 당기순이익은 154억원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