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주주가치 제고 요구 늘어날 듯"
"뻔한 비즈니스 쌓이는 캐시 공략...주총대결 가능성 낮아"
[뉴스핌=김양섭 백현지 우수연 진수민 이광수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탈이 GS홈쇼핑에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증권가 안팎에선 주총시즌을 앞두고 이 같은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는 배당에 소극적인 국내 기업들에 대한 불만을 외국인 투자자가 행동한 것"이라며 "이런 일들은 점점 더 많아질텐데 과거 삼성물산을 공격한 엘리엇처럼 강한 이벤트성은 아니더라도 정기주총시즌에는 배당이나 주주가치 관련 내용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헤지펀드의 기본적인 성향과 경향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현금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요청하는 행동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다"면서 "GS홈쇼핑이 먼저 시장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피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펀드매니저 A씨는 "GS홈쇼핑이 배당을 올렸다가 다시 낮췄다는 것이 특이한 부분"이라며 "홈쇼핑은 내수 소비 업종이고 뻔한 비즈니스인데 이익 레벨만 줄어든 것을 갖고 배당률 을 낮춘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쇼핑 업체들은 수천억원씩 현금을 갖고 있는데 투자할 곳도 없다"면서 "수익구조가 나빠진건 맞지만 여전히 현금이 쌓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문사 대표인 B씨도 "홈쇼핑 업종 특정상 현금이 많은데, 특별한 향후 사용계획이 정해진게 없다보니까 이걸보고 소위 말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요구하기 시작한거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GS홈쇼핑은 버는 돈의 40%를 주주에게 배당하고 있어서 다른 홈쇼핑사들이 10%대로 하는 것에 비해 많이 주는 편"이라면서도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홈쇼핑은 투자가 끝나있는 회사인데 배당을 더 줘도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헤지펀드측의 요구를 회사측이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남 연구원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 표대결을 하게 된다"면서도 "표대결을 하게 되면 헤지펀드가 이길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봤다. 그는 "GS홈쇼핑 입장에선 다른데보다 배당도 많이주고 있는데 억울하게 생각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B씨도 "헤지펀지가 가진 지분으로 이사회 진출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실제 주총 표대결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낮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C펀더멘털의 지분은 1%대에 불과하고 외국인 우호지분을 더해도 3% 수준에 그친다. 이에 반해 GS홈쇼핑은 지주회사 GS가 30%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이 외에도 우호지분 역할을 하는 대한항공이 4.50%, 한진이 3.50%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다.
GS홈쇼핑 측은 이미 동종업계 최고 수준인 약 4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SC펀더멘탈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관련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탈은 GS홈쇼핑에 배당을 순이익의 80% 수준으로 늘리고 자사주 10%를 매입하라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지난주 발송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강세다. 전날 5% 상승세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2%대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GS홈쇼핑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