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바닥 불구 4개월만에 찔금 인하
[뉴스핌=김신정 기자] 국제유가 하락에도 끄덕없던 액화석유가스(LPG)가격이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LPG 전국 평균 가격은 1리터당 772.27원을 기록했다. 서울시내 LPG가격은 리터당 806.31원을 기록중이다. 지난달 12일 리터당 817원이었던 LPG가격이 한달 사이 1.4% 하락했다.
좀처럼 국제유가 하락과 연동돼 움직이지 않던 LPG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것이다. LPG가격은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1일 795원에서 12월 1일 806원, 올해 1월 1일 819원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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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LPG가격 추이 <사진=한국석유공사 오피넷> |
앞서 LPG 국내 수입업체인 E1과 SK가스는 이달부터 국제 가격과 환율을 고려해 프로판과 부탄공급가격을 kg당 20원씩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국내 LPG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에서 매달마다 통보한 국제 LPG가격(CP:Contract Price)을 기반으로 환율과 각종 세금, 유통비용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국제유가와 LPG CP는 통상 한 달간 시차를 두고 있는데, 그동안 지난 4개월 간 국제유가는 내리고 LPG가격은 올랐다.
이를 두고 업계는 세계적인 LPG 수요 영향과 일방적으로 LPG가격을 결정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반 휘발유와 경유와 달리 LPG가스는 자동차용 보다 난방용도로 주로 쓰이다 보니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방구 지역에서 하절기 보다는 동절기에 LPG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른다는 분석이다. 이런 수요영향 탓으로 휘발유, 경유 가격과 하락과 달리 LPG가격이 반대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선, 일방적으로 LPG가격을 결정하는 아람코가 유가하락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수익을 임의대로 조정할 수 있는 LPG가격을 유리하게 조정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PG의 경우 아람코에서 판매가격을 결정하면 산유국들이 기준가격으로 추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LPG가격 원가를 어떻게 산정하는지는 모를 정도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수입업체들은 제때 LPG가격에 국제 유가 하락폭이 반영되지 않아 LPG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우리나라 공급가 산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E1과 SK가스가 LPG를 주로 수입하고 있다. 국내 정유4사가 자체적으로 원유를 정제해 LPG가스를 생산하고 있지만 E1과 SK가스의 LPG수입물량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이제 관심은 오는 3월로 집중되고 있다. 이달에 이어 다음달도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LPG가격이 제때 반영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국제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28달러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EIA는 올해 원유 생산량 전망을 873만배럴에서 869만배럴로 하향 조정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를 종전 38.54달러에서 37.59달러로 하향했다. 올해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전망 역시 40.15달러에서 37.52달러로 낮췄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