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긴급기자회견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를 향해 개혁입법 처리를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회의 입법 지연으로 인해 개혁이 공염불될 상황에 처했다며 개혁입법의 빠른 처리를 촉구했다.
유 부총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모든 개혁은 법으로 완성되며, 어떤 개혁도 제 때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가 도와달라"며 "마음껏 일한 후 결과로 평가받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년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으로 관계장관들과 함께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유 부총리는 먼저 국회에 제출된 지 1500여 일이나 지나 버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우리 청년들의 80%는 서비스업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며, 88%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조사결과가 있다"며 "개별 서비스업의 주요 정책 변경은 의료법 등 개별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일하고 싶다는 청년들의 절규에 국회가 조속히 화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의료 영리화 의도를 숨기고 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억측이요, 괴담"이라며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의료 민영화로 맹장 수술비용이 4000만원이 된다고 했는데, 과연 그랬나"라고 반문했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대해서는 한국경제의 엔진인 기업을 살리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환부를 도려내고 사업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유 부총리는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 대기업의 악용을 막기 위해 사전·사후 모두 5중으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며 "이미 여야 간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으로, 하루빨리 합의를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개혁 4법인 파견근로자법과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의 고용을 안정시키는 법안이라며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부총리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삶의 질 향상, 실업급여를 더 오래,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 출퇴근길 사고에 대한 보험혜택, 중장년 근로자들의 재취업 기회, 이 모든 것이 입법이 무산되면 날아가 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기간제법 입법을 중장기 과제로 미룰 수 있다는 차선책까지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합리적 대안은 노동개혁의 기본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수용할 것인 바, 노동개혁 4법이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억지주장을 접고, 조속히 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4대 구조개혁을 완수, 청년들의 한숨이 그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의 초점을 일자리에 맞춘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졸업하자마자 실업자가 될 처지인 청년들에게서 '주어진 여건에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게 뭐냐'는 한숨이 들려 송구한 마음이다"면서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걷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일부 시·도의 교육감과 지방의회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누리과정은 교육감이 예산을 편성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재량사업이 아니라, 반드시 예산을 짜놓아야 하는 법적 의무사업"이라며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이제 와서 아이들을 볼모삼아 국민과의 약속을 팽개쳐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이미 누리과정에 필요한 돈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포함해 각 교육청에 다 내어줬다"며 "그런데 '정부가 빚을 내든, 세금을 더 걷든 만들어오라'니, 내 돈이라면, 내 집 살림이라면 그렇게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는 유 부총리 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영 교육부 차관이 함께 자리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