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투자 3가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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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증시의 중장기 추이를 눈 여겨 본 투자자들이 이구동성 내리는 결론은 ‘가치의 덫’이다. 고점 대비 주요 지수와 밸류에이션이 크게 떨어져 겉보기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지만 실상 과거 주가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상승 동력의 부재로 인해 기대만큼 수익률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시 전반적으로 볼 때 가치의 덫이라는 비판이 들어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가치 투자 기회가 잠재된 곳이 일본 증시이며, 실제 수익률로 입증된 가치주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과 상품시장 충격에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눈길을 끄는 의견이다.
엔화 <출처=뉴시스> |
일본 토픽스 지수와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지난해 여름 고점 대비 20% 가량 떨어졌다. 최근 반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 셈이다.
일본 증시의 계절조정 주가수익률(CAPER)은 25배로, 1969년 이후 역사적 평균치인 38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베팅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번번이 이른바 ‘덫’에 걸렸다. 여기에 아베노믹스가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주가 전망이 더욱 흐려졌다.
하지만 덫의 이면에 가치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CLSA는 27일(현지시각) 일본증시에서 가치 투자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수익률을 통해 입증됐다고 전하고, 특히 소형 가치주가 1985년 이후 토픽스를 300% 아웃퍼폼했다고 강조했다. 대형 가치주 역시 같은 기간 토픽스를 150% 아웃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스 스미스 CLSA 전략가는 일본 증시가 지극히 경기순환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고, 여기서 가치투자 기회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하강 기류를 탈 때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지만 일단 한계 수위까지 저평가된 이후 과격한 상승 반전을 이룬다는 것. 이 때문에 종목 옥석을 제대로 가렸을 때 지금까지 일본증시가 그 밖에 다른 증시에 비해 높은 가치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고 스미스 전략가는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기업의 현금 자산 규모 역시 가치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상당한 매력으로 꼽힌다. 위즈덤트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쌓인 현금은 110조엔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스퍼 콜 위즈덤트리 대표는 “기업이 축적한 천문학적인 현금은 결국 어딘가에 투입돼야 하며, 이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늘어날 여지를 높이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배당은 총 11조6000억엔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기록한 8조4000억엔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은 수치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파열음을 내는 근본 원인을 보더라도 일본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된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과 달리 대형 에너지 업체가 없고, 오히려 유가 하락으로 쏠쏠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중국 위안화와 일본 주가의 상관관계 역시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점도 일본 증시의 매수 근거로 꼽힌다.
다만, 가치 투자로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촉매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과잉 설비 해소 및 국내 경쟁 완화가 가시화될 경우 일본 증시의 가치 투자 매력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