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의 판권 잃었지만 올 매출목표 전년비 10%이상 높게 잡아
[뉴스핌=이진성 기자] 대웅제약이 재미글로의 판권 계약과 사업 다각화 등을 토대로 올해 매출 목표를 10%이상 높게 잡았다.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MSD의 6개 품목에 대한 판권을 잃어 매출 2000억원이 줄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무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최근 올해 대웅제약의 연 매출 목표를 지난해 연 매출(8200억원)보다 높은 96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의 20%이상을 차지하던 품목을 놓친 직후 나온 목표 설정이다.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대웅제약> |
대웅제약은 최근 매출의 20%이상을 차지하던 MSD의 자누비아품목군(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XR) 및 복합제(바이토린, 아토젯), 글아아티린 등 총 6개 제품의 판권을 놓쳤다. 이 품목군의 매출은 연 2000억원 수준이다. 이 품목의 판권은 대웅제약과 업계 4~6위를 다투는 경쟁사인 종근당으로 넘어갔다.
대웅제약은 자누비아제품군을 매년 2000억원이상 매출을 기록해왔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점차 감소추세다. MSD와 판권계약이 이어질수록 판매 수수료가 계속 낮아졌기 때문이다. 판권을 놓친 당시만 해도 올해 대웅제약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종욱 부회장의 발언 이후 자누비아제품군의 판권을 놓친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자사의 제품이 매출이 높아 질수록 판매수수료를 점차 낮추는 경향이 있다”면서 “매출증대 효과는 있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대형 품목을 판매하려는 목적은 이를 통한 다른 품목군까지 연결매출로 이어지길 기대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자누비아폼목군의 판권을 포기하고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 를 택했다. 때마침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의 판권을 가진 사노피가 영업문제 갈등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였다.
제미글로는 자누비아와 같이 DPP-4를 억제하는 당뇨병체료제다. 지난 2012년 출시직후인 2013년 연 매출 56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년 150%수준으로 성장한 셈이다.
이같은 성장속도에 전문의약품 영업력 1위로 평가 받는 대웅제약이 가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500억원 돌파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판매수수료 또한 자누비아 대비 20%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웅제약이 판권을 획득할 경우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제미글로의 판권확보 등으로 내실을 갖추면서도 블록버스터 품목 여러개를 연내 들여와 매출증대도 이룬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사의 보톡스 치료제 ‘나보타’와 카바페넴계 항생제 메로페넴주(제네릭)를 필두로 글로벌 진출을 통해 시장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 96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매출목표를 제시한 데에는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 올해 사업다각화로 매출을 증대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영업이익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놨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