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실패하면 1천억대 주식 풋백옵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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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고종민 기자] GS그룹의 종합상사인 GS글로벌이 자회사(지분율 44.11%) GS엔텍의 부실 확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GS엔텍이 내년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백옵션도 GS글로벌이 대신 책임져야할 처지다. 이 규모는 최대 1250억원에 달한다.
에너지 및 플랜트설비 전문업체인 GS엔텍(옛 디케이티)은 GS글로벌에 인수된 이후 실적 부진과 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GS글로벌에 인수된 GS엔텍은 201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영업적자다. 인수되기 전에 1343억원이었던 총부채는 작년 3분기말 5866억원으로 4배 이상으로 늘었다. 부채 비율은 407.8%에서 778.1%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추진했던 증시 상장도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문제는 상장에 실패하면 모기업인 GS글로벌의 부담은 더 커진다는 것.
GS글로벌의 최대주주는 GS이며 GS엔텍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다.<자료 : GS글로벌> |
◆GS글로벌, GS엔텍 풋백옵션 부담 가중
12일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1000억원 달하는 GS엔텍의 전환상환우선주 보증 건이 GS글로벌의 재정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GS엔텍은 2011년 11월과 2013년 3월 증자에 참여했던 재무적투자자인 도미누스·네오스타 사모펀드(500억원), 우리자이언트제1호(300억원), 우리은행(200억원) 등에게 상장 관련 풋백옵션을 제공했다. 상장을 못하면 FI들이 조기상환 요구를 할 수 있게 한 것.
특정 행사 기간 내(표 참조) 우선주 주주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GS글로벌은 FI의 행사가액 1500원에 사들여야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특히 도미누스·네오스타와 우리은행은 행사가액에 특정기간 동안 연복리 금리를 가산하는 조항까지 넣었다.
부담해야하는 이자율은 지난해 각각 6.5%, 5.5%를 복리로 적용키로 했다. 올해도 상장을 하지 못하면 각각 연복리 7.0%, 6.0%를 반영한다. 2017년에는 7.5%와 6.0%의 연복리 옵션을 걸었다.
GS글로벌의 상환부담은 최대 1250억원(GS엔텍 상장 실패 전제)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이게 현실화되면 GS글로벌 부채비율이 300% 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면 상장을 해도 문제다. GS엔텍 주가가 풋옵션 행사가격 1500원을 하회하면 상환부담 최대금에 더해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주가가 1350원(행사가격 대비 10% 하락)이라면 우리자이언트 제1호가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면 GS글로벌은 10% 손실금 30억원도 매꿔야하는 셈이다.
최근 GS엔텍의 장외시장 주가는 1500원 밑으로 내려왔다. 외부 주가 평가가 GS엔텍의 상장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다.
◆한기평 'GS엔텍' 기업어음 신용등급 강등…GS글로벌 직접지원 부담 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GS엔텍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B+'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GS엔텍은 저마진 수주 증가로 낮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며 "높은 금융비용, 운전자본부담, 자본적지출 등으로 인해 잉여현금(FCF)의 적자와 함께 차입금이 증가됐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GS글로벌에 대한) 매입채무의 지연 지급을 통해 장부상 차입금 증가는 크지 않으나 매입채무 결제기간이 정상화 될 경우 차입금은 크게 증가될 수 있다"며 "실질적인 재무안정성 저하는 지표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모회사인 GS글로벌은 일단 근시일 내에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최근 차입금 단기화로 GS엔텍의 자금상환부담이 증가되고 있음에도 GS글로벌은 직접적인 자금지원을 자제하고 있는 것.
실제 회사 측은 중단기적인 지원 계획을 두고 간접방식인 영업적인 측면에 국한될 것이라 선을 그었다. 현재로선 채무회수 지연, 풋백옵션 제공, 수주대행, 지급보증 제공 등이 GS엔텍 지원책이다.
GS글로벌 관계자는 "현재 하고 있는 것 이외에 더이상 추가적인 지원책이 없다"며 "GS엔텍이 내부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이나 경영턴어라운드 위한 자체 노력을 해야 하고, 저희가 영업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이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