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없으면 과감히 정리"…B2B·스마트카에 '초점'
[뉴스핌=김연순 기자] 올해 국내 전자업계의 경영 키워드는 사업재편을 통한 과감한 사업 변신과 기업 간 거래(B2B)·스마트카 사업 등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요약된다.
국내 전자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과 TV·스마트폰에서 중국 전자업체의 추격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전자업계는 B2B, 스마트카 등 신성장사업을 미래 먹거리 카드로 꺼내들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미래 신성장동력 찾기는 올 한해와 내년 전자업계를 동시에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계는 올해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부문 사업에서 심한 정체기를 겪었다. 특히 세계 TV시장은 성장 정체를 지나 3년 만에 역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세계 TV시장 규모는 2억2700만대로 전망된다. 지난해 2억3492만대보다 700만대 이상 감소한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삼성·LG전자는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와 애플의 강세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보다 안정적인 B2B시장을 신규 수익원으로 보고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 매각으로 대변하듯 미래 환경에서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이러한 전자업계의 환경 변화 속에서 LG그룹 사업개편 밑그림은 B2C사업에서 B2B사업으로의 주력사업 전환이다. LG전자 등 전자 계열사들은 전기차 부상에 대비해 배터리 및 자동차부품 사업에 역량을 결집했다.
구본무 회장은 임원세미나에서 "우리의 사업 방식과 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 주요 경영활동을 재점검해 개선해야 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그리고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B2B 사업 강화에 힘을 쏟았다. 올해 조직개편에서 사물인터넷(IoT)사업화팀을 만들고 스마트폰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강화하는 것 등이 B2B 시장 강화의 일환이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2015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보안 솔루션 '녹스'를 앞세운 모바일 B2B 시장 공략 계획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사장은 "향후 세계 모바일 시장은 B2B 시장이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모바일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4%로 예상되는데 B2C 시장은 성장이 정체돼 평균 1% 성장하는 반면 B2B는 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삼성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스마트카를 중심으로 한 미래먹거리도 업계 최대 핫이슈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사조직으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전장부품 시장 참여를 공식화했고, VC사업본부를 독립본부로 둔 LG전자도 자동차부품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LG 인사에서 구본준 부회장이 (주)LG로 이동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이곳에서 자동차 전장 사업 등을 진두지휘하는 것도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에 대한 LG의 의지를 대변해주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초점을 둔 스마트카 사업은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부품업체와 경쟁 역시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전장사업 확대는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의 장기 성장성 확보에 긍정적"이라며 "LG그룹 계열사인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화학과의 협업 시너지 효과 역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