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정 연기 우려+락업 여부 등 체크해야"
[뉴스핌=백현지 기자] #.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월 네이처리퍼블릭을 특정금전신탁으로 구조화해서 고객들에게 팔았다. 화장품 로드숍인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말 상장 계획을 갖고 있어 기대감이 컸다. 상장이후 주가가 신탁상품 내 편입가격을 30% 이상 웃돌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하지만 회사 오너가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는 등 상장일정이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이 신탁상품은 향후 만기가 도래해도 투자자들은 현금 대신 편입 자산인 비상장주를 그대로 받아가거나 만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다.
#. 메리츠종금증권은 잇츠스킨을 신탁화해 2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신탁상품내 편입한 주당 가격은 약 19만원. 공모가는 17만원에 형성됐다. 눈여겨 볼 점은 이 비상장주에 걸려 있는 락업(Lock-up: 일정기간 매도 금지)이다. 당시 대주주물량을 가져온터라 상장 이후 6개월간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다.
2배 이상의 고수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 속에 비상장주, 특히 프리 기업공개(IPO) 종목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상장 일정이 연기되거나 상장을 하더라도 매입가보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투자시 반드시 숙지하고 투자결정을 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현재 비상장주 거래시장은 크게 K-OTC(Korea over-the-counter)와 그외 장외시장으로 나뉜다. K-OTC는 호가와 시세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대신 원하는 종목과 수량을 얻기 어렵다.
또 제이스톡, 38사이트 등을 통한 거래는 매수-매도자간 가격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며 협상의 성격이 강한데다 높은 수수료를 감안해야 한다. 장외주식을 단순 중개할 경우 수수료로 3~4% 가량을 매기기도 한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비상장주를 여러개 편입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신탁상품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권하는 추세다. 비상장주를 여럿 편입하고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상품이지만 이 같은 신탁상품에도 리스크는 있다.
한 증권사 신탁업무 관계자는 "가장 큰 리스크는 상장일자가 연기되는 것"이라며 "상장 후 주가가 매수가격보다 내릴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비상장주식을 3개 편입한 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2종목은 상장에 성공하고 1종목은 상장에 실패했다면 2개 종목에 대한 부분만 현금화하고 나머지 1개 종목은 자산 자체, 즉 비상장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비상장주를 처분하게 될 경우 상장주식과 달리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한다"며 "대부분 투자자들이 상장때까지 기다리시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장 후 주가하락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에 신탁상품간에도 경쟁이 치열해 6개월 보호예수를 걸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들에게는 이에 대한 옵션을 걸기도 한다"며 "예컨대 상장후 (비상장주 당시 투자한 종목의)주가가 올라야 하는만큼 공모 후 매도 시 주가와 매수단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실분을 일부 보존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금융상품실 한 임원은 "우리는 비상장주를 편입한 신탁상품을 팔때 만기를 2년 이상 길게 가져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