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반응 기반 AI 경로 안내 기술' SCI 저널 등재
카카오모빌리티 "신규 경로 순응률 6.65%p 상승 확인"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경로와 실제 운전자의 행동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길 안내에 반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카카오내비에 적용해 성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관련 연구 논문은 이달 초 교통 분야 최고 권위의 SCI급 학술지 'Transportation Research Part C: Emerging Technologies(TRC)'에 게재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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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내비는 도로 진출입을 위한 대기열로 인해 사용자의 경로이탈이 잦아지는 도로 구간(동작대교 남단 - 올림픽대로 등)도 오른쪽 하단 이미지(B)와 같이 운전자의 행동 데이터를 경로 탐색에 반영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
'운전자 반응 기반 AI 경로 안내 기술'에 대한 이번 논문은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과 서울대학교 김동규 교수 연구팀이 공동 저술했다. 운전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고려하지 못했던 도로의 잠재 특성을 경로 탐색 과정에 반영하고 실제 상용 서비스에서 그 효과를 확인한 선도적인 사례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차량 속력, 도로 폭, 차선 수 등 관측할 수 있는 물리적 정보 위주로 경로를 탐색한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실제 주행에서 불법 주정차가 많은 지역이나 진출입이 불편한 구간, 낯선 길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한 이유로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경로에서 잠시 벗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 각각 다르고 전국 수백만 개의 세부 도로 구간을 개별 분석해야 하므로 이러한 요인을 모두 길 안내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내비가 안내한 경로와 실제 주행 데이터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을 택했다. 운전자가 안내받은 도로를 실제 주행했는지를 보는 '경로 준수율'을 기준으로 도로의 '통행가치'를 평가해 경로 탐색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는 강화학습 방법론인 '멀티암드밴딧(Multi-armed Bandit)'을 적용한 자체 AI 알고리즘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주행경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불편 요인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학습하고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도 지속해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전국 수백만 개 도로 구간의 통행가치를 보다 정밀하게 산정하고 실시간 교통 정보도 함께 반영해 길 안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실제로 동작대교 남단~올림픽대로 진입 구간처럼 대기열 발생 시 사용자들이 자주 내비 경로를 이탈하는 도로나 복잡한 골목길, 환승센터 주변 혼잡 구간, 고저 차가 큰 산간도로 등 기존 시스템이 반영하지 못했던 불편 구간을 감지해 실시간 탐색 결과에 반영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전자 반응 기반 AI 경로 안내 기술을 카카오내비에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가 목적지를 선택하면 카카오내비 알고리즘이 '빠른 경로', '고속도로 우선 경로', '큰길 우선 경로' 등을 중심으로 해당 기술을 적용해 '내비추천 경로'로 제공한다.
해당 기술의 효과는 논문에도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기술 적용 초기 일주일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로 탐색 방식별 운전자의 경로 준수율을 확인한 결과 빠른 경로에서는 새롭게 제공된 경로의 운전자 준수율이 기존 64.22%에서 70.87%까지 약 6.65%p 증가했다. 고속도로 우선 경로에서는 71.32%에서 72.91%로, 큰길 우선 경로의 경우 70.79%에서 72.40%로 각각 운전자의 경로 준수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푸르뫼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비게이션이 경로 탐색 시 고려하는 정보와 실제 주행 환경과의 불일치 정도를 수치화하고 격차를 줄여 개선된 경로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목적지까지의 실제 주행 시간, 도로의 주행 편의성 등 다양한 경로품질 지표에서 개선된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서비스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