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6일 오후 3시 37분에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비상장 주식을 중심으로 한 사모투자가 활발해지며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상장을 앞둔 기업의 대주주 물량을 기관투자자들이 받아 미리 만들어둔 신탁상품에 넣는 사모투자인데 최근 인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비상장 주식인 '잇츠스킨'이 사모펀드(50명 미만의 투자자를 모집한 펀드) 형태로 몇 십분 만에 200억원이 팔려나가며 화제가 됐다. 유안타증권도 '잇츠스킨'에 대해 1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팔았다.
구조를 보면 증권사가 신탁상품을 만들어 기관 자금을 모은뒤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다. 이후 비상장 기업의 대주주의 지분을 SPC에 넣고 여러 개의 벤처투자나 기관들이 SPC의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런 거래는 보통 상장 6개월 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상장한 토니모리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상장 전 6개월 락업(Lock-up; 일정기간 매도 금지)이 걸려 있는 대주주 물량을 4월 초 기관들이 투자를 한 것. 당시 여러 개의 증권사와 SL인베스트먼트 등과 같은 벤처캐피탈도 참여를 했다. 이와 관련 토니모리 관계자는 "토니모리 대주주 물량을 프리IPO 형태로 매각했으며, 공모가와 비슷한 수준 정도로 보면 된다"고 전해왔다.
일명 '이보영의 아이크림'으로 인기를 모아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카버코리아도 증권사들과 벤처캐피탈에 비슷한 형태로 대주주 물량을 넘긴 케이스다. 업계에 따르면 락업이 있는 대주주 지분의 10%인 400억~500억원 정도 물량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비상장 주식의 대주주 물량으로 소위 '대박'을 낸 종목들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비상장 주식 가운데 코아스템도 비상장 주식 상품화로 큰 수익을 안겨 준 종목이다. 한 증권사는 코아스템을 1년 반 전에 4000원, 1만원 등 두번에 걸쳐 물량을 받아 상장 뒤 4만~5만원에 매도해 적게는 4배 많게는 10배의 수익을 거뒀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을 골라 투자한 후 망하지만 않으면 상장후 보통 10배는 수익이 난다고 보면 된다"면서 "비상장 주식은 비히클(수단)과 소싱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대주주 물량을 미리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복수의 금투업 관계자는 파멥신을 다음 타자로 꼽았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 상장예정인 기업들은 대부분 많이 올라 상품화가 되기 어려웠다"며 "내년을 보고 비상장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멥신은 9월 기술성심사를 넣어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지연된 상황"이지만 "뇌종양치료제가 호주에서 2상이 완료되면 메리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말하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사모펀드 형태'란 엄밀히 말하면 '사모펀드'가 아니라 '특정금전신탁'의 개념에 가깝다. 신탁에서는 기본적으로 채권을 하지만 주식을 하게 되면 '특정금전신탁'이라고 분류되는데 옵션 등을 넣어 변형된 상품라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옵션조항이 있는 것은 SPC로 만들거나 락업이 있는 물량은 펀드상품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경영참여사모펀드를 만들어 비상장 종목의 지분 5%를 매수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B 증권사 관계자는 "신탁을 펀드처럼 만드는 경우가 많다. 편하게 펀드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신탁상품"이라며 "펀드는 운용역이 해야하는데 신탁담당이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