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특정금전신탁으로 비상장주식 투자 가능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3일 오후 7시 57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백현지 기자] #. 거액자산가 나투자(가명)씨는 비상장주를 선호한다. 주식투자금액중 일정액은 반드시 비상장주식에 투자한다. 나씨는 "공모주투자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지만 배정물량이 많지 않다"며 "상장까지 약 1년 가량의 시간을 남겨둔 비상장주를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유망 비상장주 투자가 공모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상장을 1년여 앞둔 시점에 투자, 물량을 적절히 확보한 후 상장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청약경쟁률이 몇백대 1이 넘어 손에 넣기 힘든 공모주보다 물량확보가 쉬워 거액 자산가들이 선호한다.
비상장 주식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매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상장주식 사이트인 제이스톡, 38사이트 등에서 물량을 구할 수 있다. 통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은 브로커가 자체 수수료를 포함한 가격에 전문사이트에 매물로 내놓는다.
개별종목을 구하기 어렵거나 종목 선택이 어려운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비상장주식 편입 특정금전신탁'으로 간접투자할 수 있다. 대부분 회사 대주주 혹은 임직원, 벤처캐피탈이 내놓은 비상장주식을 신탁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만기는 2~3년 가량이다.
대표적 성공사례는 카카오다. 지난 2013년 삼성증권에서 판매한 '카카오 특정금전신탁'는 카카오를 주당 7만9560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다음과 합병당시 양사의 합병가액은 11만3429원까지 뛰었다. 1년여만에 2배가량 급등한 셈이다.
최근 화장품사인 잇츠스킨을 구조화한 신탁상품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200억원어치 판매된 바 있다.
비상장주식을 4개 이상 담아 리스크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KDB대우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여러 종목을 담은 비상장주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했는데 한 종목당 편입비를 20%가량으로 낮췄다. 최소가입금액은 증권사별로 다르지만 1000만~5000만원 선이다.
기대수익률이 큰 만큼 비상장주는 상장주식에 비해 위험요인이 많다.
무엇보다 대주주물량 등을 받은 경우에는 락업(Lock-up;일정기간 매도금지)이 걸려 있다. 상장까지 통상 1년넘게 걸린데다 상장후에도 6개월 혹은 1년간 내다팔기 힘들다. 투자후 최소 1년6개월가량은 현금화가 어렵다는 얘기다.
정보공개가 부족한 만큼 대주주 리스크도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처리퍼블릭. 이 회사는 당초 올해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지난 6월 메르스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정운호 대표이사가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한 증권사 신탁부 관계자는 "상장까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개별 비상장주는 주식자산중 20% 이상 담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