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자산수익률 향상에 역점... 기대치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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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역점 목표인 고객 자산관리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올해 3월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지만, 임기 2년의 반 바퀴를 돌고 있는데도 성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자 고심이 커지고 있다. 조 행장은 지난 14일 뉴스핌과 만나 “WM(웰스 매니지먼트) 등 자산운용의 고객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
구체적으로 그는 “(인사 고과) 평가시스템에서 높은 수익률은 직원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고객자산의 성과가 반영될 뿐, 새로 유치한 고객 자산 수익률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실제 신규 수익 창출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고객 자산관리사업은 고객이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을 맡기면 금전신탁, 주가연계증권(ELS) 등 각종 금융상품에 운용해주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다. 예·적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해 얻는 예대마진이 한계에 달해 나온 은행의 제2 주력 사업이다.
조 행장의 고객 자산관리사업은 은행권 전체의 관심대상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출신으로 역대 은행장 가운데 유일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며 자본시장 경험이 있어, 조 행장이 성공작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됐다.
취임 시 그는 “금리 1%대 시대에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본시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며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과 함께 고객에게 다양한 솔루션과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라인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VIP 전용 영업점인 신한PWM센터 이용 기준을 금융자산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며 사업확대를 모색했다.
또 은행권 최초로 ‘고객자산 성과분석 시스템’을 개발해 1만4000명의 전 직원에게 적용했다. 이 시스템으로 예·적금은 물론 펀드·신탁 같은 투자상품까지 각 고객이 가입한 모든 상품의 종합 수익률을 낸다. 고객 수익률에 따라 영업점과 직원들의 순위가 1위부터 꼴찌까지 매겨지고 영업점과 소속 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된다.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보다 고객이 얼마만큼 수익을 내느냐에 따라 임직원 고과와 성과급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객이 자산을 위탁하면 금전신탁 등 각종 금융상품에 운용하는 신탁계정 규모를 보면 조 행장 취임 당시인 올 3월 말 20조8948억원에서 올 9월 말 21조3531억원으로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예·적금이 포함된 은행계정은 같은 기간 178조9007억원에서 189조9034억원으로 6% 늘었다. 초저금리로 예·적금 유치를 자제하고 수수료 수익이 나오는 신탁 유치는 공을 들였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시중은행 WM 담당 부행장은 “은행권에서 WM 등 자산관리 사업에서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서비스 차원이 아닌 수수료 수익을 직접 창출하려는 노력이 가장 적극적”이라면서 “신한은행이 성공 모델을 만들어낼지 주목을 받아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은행권이 가진 자산관리비즈니스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