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통화 직후 공습…러시아의 의도적 메시지"
민간 지역 초토화…폴란드 대사관도 피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4일(현지 시각) 밤부터 5일 새벽까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통화가 있었던 지 몇 시간 뒤 발생한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23명이 다치고, 주거지와 학교, 철도, 외국 대사관까지 폭격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밤사이 자폭 드론 539기와 미사일 11기를 발사했으며, 우크라이나 군이 이 가운데 478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 8개 지역에서 관측됐고, 민간 시설의 피해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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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개된 사진으로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하루키우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푸틴 통화 직후 공습…러시아의 의도적 메시지"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습 사이렌이 울린 시점이 트럼프와 푸틴의 통화 보도 시점과 거의 일치했다"며 "러시아는 전쟁을 끝낼 의도가 전혀 없음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파괴적 행동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와 방어체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푸틴과 통화했으나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고 밝혔고, 크렘린은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 민간 지역 초토화…폴란드 대사관도 피해
키이우시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아파트 40개 동과 철도, 학교·유치원 5곳, 상점·카페 등 민간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10개 행정구 가운데 6개 구에서 폭격이 집중됐다. 폴란드 대사관 영사 부문 건물도 손상됐지만, 외교관들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철역에 피신한 시민들과, 드론 잔해로 불에 탄 병원 건물, 유리창이 산산조각 난 고층 건물 앞에 선 주민들의 모습이 SNS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번 공습은 키이우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 양안 모두에서 피해가 보고될 만큼 대규모였으며, 특히 남서부 홀로시이우 지역에서는 의료 시설에 드론 잔해가 떨어지며 화재가 발생했다.
◆ 젤렌스키 "러 경제 제재 강화해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매 공격에는,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타격과 제재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일부 방공 미사일 공급을 일시 중단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는 방어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한편, 이날도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5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