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르노삼성차, 지분 얽힌 전략적 관계…르노그룹에 공급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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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송주오 기자]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르노삼성자동차와의 협력 강화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르노삼성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르노삼성차에게 전장부품을 납품할 경우 향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전략적 제휴)로의 공급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르노삼성차의 특별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카드를 통해 르노삼성차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관계는 2000년부터 시작됐다. 이전인 1995년 삼성그룹은 삼성자동차를 설립하며 의욕적으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98년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2000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매각됐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사재 2조8000억원을 출연하면서 회생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삼성그룹이 삼성카드를 통해 지분 19.9%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 선언으로 양사의 협력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 조직개편을 통해 박종환 생활가전 C&M사업팀장(부사장)을 수장으로 하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박 부사장은 삼성자동차에 파견돼 실무를 경험한 인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전장사업팀 신설과 관련해 "삼성전자 내에 전기차 관련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라며 "전기자동차 부품공급 업체로서 모양새를 갖추고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전장부품에 박차를 가하는 삼성전자와 전기차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협력 강화는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디지털사업단지의 전기차 셰어링 사업에 전기차 50대를 공급했으며 제주도에는 택시용 모델을 판매, 일반인들의 전기차 체험을 늘리는 데 애쓰고 있다. 내년에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선보인다. 지난달까지 전기차 SM3 Z.E.를 880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0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IT 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최초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을 적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 시스템은 기존 경쟁사에서 선보인 블루투스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과 차량의 모니터를 와이파이로 연결한다.
또 최근에는 SK텔레콤과 협력해 태블릿 내비게이션 'T2C(Tablet to Car)'를 선보였다. 차량과 태블릿 PC를 연결해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시스템이다.
다만 삼성이 르노삼성차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내년까지 LG와 배터리 개발 공동프로젝트가 잡혀 있어 당분간 LG제품을 쓸 것"이라면서 "그외 전장부품의 경우 아직까지 삼성 계열사의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의 경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을 까다롭게 하기로 유명하다. 기본적인 성능 외에 안정성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거래를 튼 업체와의 장기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은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입증된 공급 업체의 제품을 쓰려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같은 장벽을 뚫고 르노삼성차로에 부품 공급을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총 6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보유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소속이다. 르노삼성차에 공급한 제품이 인정받는다면 그룹과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생활가전 등의 사업을 통해 기초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전장부품 사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올해 342조원에서 오는 2020년 434조원으로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